언제 어디서부터 불어왔는지 모른 채,
나를 감싸 안는 바람.
나와의 눈 마주침과 이별의 손짓을
반복하며, 바람은 나를 놓지 못한다.
위태로운 스침 속에서도
끝까지 나를 감싸 안는다.
그렇게, 나는 그에게 물들어갔다.
조금이라도 더 따스히 안기고 싶어,
외로운 몸짓으로 그를 향해 다가간다.
그리고 그렇게...
언제 어디서부터 불어왔는지
모르는 바람은,
미안한 마음을 따스한 햇살로 대신한 채,
나를 떠나갔다.
떠나간 바람이 스쳐간 자리에 홀로 서서,
나는 남은 행복을 곱씹는다.
그가 사라진 자리에 홀로 서서,
미련 있는 모습으로 다시 불어올 바람을
나는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