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와 새언니
오빠는 서울에 유학 중인 학생이었다. 그런데 그 당시 여자를 정신대에 뽑아가는 바람에 어린 올케 언니를 어떤 분이 중매하셨다. 우리 할머니가 가서 선을 보시고 오빠에게는 보이지도 않은 채 방학에 맞춰 날을 잡고 결혼식을 올렸다.
그때 우리 동리에서는 젊은 분은 많이 결혼을 시켰다. 우리 올케는 그 중 제일 예뻤다. 마음도 고왔다. 그렇지만 신학문을 하는 우리 오빠는 아무리 예쁜 아내지만 그리 탐탁치 않은 것 같았다. 나이도 어려서 그랬을 것이다. 오빠는 서울에서 기차를 타고 의정부에서 내려서 30리(12킬로미터)를 걸어와야 했다. 주말에도 자주 오지 못했다. 우리 새언니 말이 늘 손님 같고 부끄럽고 어렵기만 하다고 하였다.
다니러 와도 낮에는 어른들과 일하고 밤에나 한방에 들어갔건만 웃는 소리도 못 듣고 그냥 그렇게 재미없이 하룻밤 지내는 것 같았다. 그리고 일요일 저녁 때 또 떠난다. 지금같이 배웅도 나와서 하지 못했다.
우리 어머니는 할아버지 할머니가 계시고 일꾼이 있고 한 대가족이다 보니 만년 며느리이지 시어머니 대접 받을 생각은 꿈에도 해보지 않으시는 분 같았다. 그리고 철부지인 우리도 대접해야 한다는 생각은 가져보지도 않은 것 같다.
새언니는 나보다 여섯 살이 위이신 분인데 시집살이를 잘하셨다. 불평 한 마디 없이 시집 식구 시중을 들었다. 여섯 살이 아래인 내가 학교를 갔다 오면 꼭 상에다 밥을 차려 주었다. 나는 아무 생각 없이 당연한 일인 줄 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