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집의 소소한 일상
우리 집에는
주부0
주부1
주부2
이렇게 산다.
모두 주부이다.
주부0은 불량주부인 나고
주부1은 신랑이고
주부2는 친정엄마다.
친정엄마와 살기 시작하면서 이렇게 이름을 붙였다.
각자 주부로서 자기 역할이 있다.
주부0은 살림을 운영하는 자로서 머리를 많이 쓴다. 어떤 메뉴를 먹을지를 결정하고 요리를 담당한다. 집안을 어떻게 잘 유지할지 결정을 주로 한다. 주로 큰 그림을 그린다.
주부1은 밥과 설거지를 주로 하는데 빨래도 잘한다. 가끔 청소도 한다. 자동차 관리, 운행은 온전히 주부1의 몫이다.
주부2는 일상적으로 무엇을 하지는 않는다. 집안 일 중 하고 싶은 일을 한다. 쓰레기 정리와 쌀과 잡곡 관리, 가끔 반찬도 하고 김장을 주관하기도 한다.
가끔 이름을 부여했기 때문에 우리 집이 잘 돌아가나 생각하기도 하고
아주아주 가끔은 주부0의 지혜로 잘 돌아가는구나 생각하기도 한다.

가끔 새로운 프로젝트도 구상 중이다.
주부1을 주부0.5로 만드는 것. 요리를 스스로 하거나 정신적 차원에서 집을 이끌어가는 것을 원하는데,
쉽지는 않다.
결론은 그냥 주부 셋이 사는 어느 집의 소소한 일상이다.
쓰잘데기 없을 수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