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어떻게 살아왔는지 묻고 싶다.
아침 식사 후 청소기를 밀고 있다.
거실과 이방 저 방 구서구석 먼지와 머리카락을 빨아들이는 청소기는 나의 주변을 깨끗이 청소해 준다.
가끔 하는 것이지만 귀찮으면서도 마음도 깨끗해지고 맑은 느낌이다.
오늘은 청소기를 밀고 있다는 것보다 '내가 세상을 어떻게 살아왔는가?'를 머릿속에 맴돌고 있다. 이 청소기처럼 방구석 구석을 돌아 의지대로 살아왔는가 아니면 타의적으로 아니면 이리 밀리고 저리 밀리며 반은 타의적으로 반은 자의적으로 자충우돌하며 살아왔는가!
눈 깜짝할 사이에 아이들은 커가고 귀밑머리는 하얗게 서리가 내리고 어느덧 시간이 이렇게 빨리 흘러갔는지 ~, 나이에 비례하여 시간의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있다고 말하는 것처럼 자고 나면 계절이 바뀌는 것 같다.
구십이 넘은 우리 아버지는 세상을 어떻게 해쳐 나왔으며 어떻게 살아왔는지 묻고 싶다.
오늘 하루도 계획적으로 시간을 보내고 싶은데 이것도 해야 하고 저것도 해야 하고...
기다리는 것은 오지 않고...
나의 버킷리스트 중에 하나를 지워야 하는지 자신에게 되묻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