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밤 내 옆에 딱 붙어서 밤새도록 수고한 선풍기를 생각하며 써본 시입니다. 저는 체온 조절을 잘 못해 에어컨 바람을 쐬면 금세 추워집니다. 그래서 밤에는 에어컨은 끄고 선풍기를 켜놓지요. 밤낮을 가리지 않고 돌고 있는 선풍기를 보면 가끔은 측은한 생각까지 들어 잠깐씩 쉬는 시간도 주지요, 다행히 요즘 선풍기는 옛날 선풍기처럼 모터가 뜨겁게 달궈지지는 않더라고요. 오늘은 모두의 밤을 위해 애쓰고 있는 선풍기에게 수고한다고 말해주세요. 어쩌면 끄덕끄덕 소리를 낼지 모릅니다.
* 참! 일곱 번째 연에 ‘가도 아주 가지는 않을 거라는’ 문장은 김소월의 <개여울> 시를 오마주(hommage)했습니다. 사랑 시는 역시 김소월 님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