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의 노예

by reack

어떤 현상이나 사건을 접했을 때 마음에서 일어나는 느낌이나 기분을 말한다.-출처:두산백과


감정이 있어야만 감정을 버릴 수 있다. 감정을 버리는 것 또한 감정이다.

우리는 흔히들 성공하기 위해서 감정을 버리라고 말한다. 이는 쓸데없는 생각하지 말고 목표한 바를 이루기 위하여 노력하라는 뜻일 것이다. 이때 과연 감정을 버린다고 성공을 할 수 있을까? 그리고 과연 감정을 버리는 것이 옳은 행동일까?


애초에 질문부터 잘못됐다. 감정은 버릴 수 없다. 감정을 버리는 것 또한 결국 다른 감정에 의해 나타나는 행동이다. 예를 들어 어릴 때부터 찢어지게 가난하여 성공을 하기 위해 미친 듯이 노력하는 사람이 있다고 하자. 그 사람은 "저의 성공은 사사로운 감정 따위 버리고 오로지 목표만을 향한 결과물입니다."라고 말할지 모른다. 하지만 이는 결국 '어릴 적 찢어지게 가난한 경험'을 통해 생성된 열등감과 같은 감정에서 일어난 것 일지도 모른다. 만약 그러한 경우 이 사람은 감정을 통해 일어난 원동력으로 성공을 하게 되었을 것이다. 결국 감정은 인간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란 말이다.

어떠한 현상을 보는 것도 사람마다 다르다. 똑같은 현상을 목격하여도 사람마다 기억하고 느끼는 것은 모두 다르다는 말이다. 결국 이러한 것(사람마다 다르게 기억하고 느끼는 것)은 개개인의 가치관이나 상황을 받아들이는 시야 때문일 것이고 결국 이런 가치관이나 시야는 모두 감정의 영향을 받는다. 유년기 시절을 거쳐 청년기 중년기 그리고 장년기가 될 때까지 개인의 가치관을 결정하는 데 있어서 감정은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 이런 감정을 버린다는 것은 애초에 말이 안 된다. 감정을 버리는 행동을 하는 데 있어서 또 다른 감정의 영향을 받을 것이고 결국 감정의 굴레안에서 벗어날 수 없다.


인간은 결국 감정에 따라 행동하는 존재이다.

물론, 감정의 강도는 개개인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어떤 사람은 동물학대범을 보고 "죽이고 싶다."라고 말할 수 있고 다른 사람은 "동물만 불쌍하네."라고 생각만 할 수도 있는 것이며 또 어떤 사람은 아무렇지도 않을 수 있다. 그렇다고 아무렇지도 않은 사람을 감정이 메마른 사람이라고 할 수는 없다. 그 사람은 동물에 대한 어떤 거부감이 있을 수도 있는 것이고(예를 들어 어린 시절 개에 의해 다쳤다던지라는 것 말이다.) 그러한 거부감 또한 하나의 감정일 뿐 이기 때문이다. 단지 전자의 경우 동물의 슬픔에 대해 공감하는 감정의 강도가 높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고 후자의 경우 동물의 거부감에 대한 감정의 강도가 높다고 말할 수 있을 뿐이다.


그러나 요즘 사회(특히 MZ로 통용되는 젊은 세대)는 '감정'이라는 단어를 오용하고 있다. 공감능력이 뛰어난 사람을 보고 감정적인 사람이라 하고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감정적이지 않다고 한다. 눈물이 많은 사람을 보며 감정적인 사람이라 하고 눈물이 없고 무뚝뚝한 사람을 보며 감정적이지 않은 인간이라 한다. 그러나 결국 감정이란 개인이 가진 고유한 것이며 사람마다 감정이 다르고 우리 모두 감정을 가진 인간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또한 요즘 감정조절을 잘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이 종종 뉴스를 통해 보인다. 감정에는 옳고 그름이 없으나 객관적으로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지 아닌지는 명확하다. 법에 옳고 그름이 명확한 이유는 결국 법은 감정대로 행동하며 남에게 피해를 끼치는 인간들을 제재하기 위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법의 처벌수위를 높여야 한다는 나의 생각도 결국 여기에서 유래된다. 나도 사기 칠 수 있다. 그럼에도 그러지 않는 이유는 첫째, 남에게 피해를 끼치는 행동이기 때문이며 둘째, 법에 불법으로 나와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불법행위를 저지르는 범법자들에게 '너의 감정대로 행동하고 살아가며 공공의 이익을 해치면 안 돼.'라는 말을 가장 잘 이해시킬 수 있는 방법은 형량을 올리는 방법뿐이라 생각한다.)


우리는 모두 감정을 가진 존재이다. 어떠한 감정에 대한 강도가 높던지 낮던지 간에 결국 우리를 행동하게 하는 것은 감정이며 우리의 가치관은 저마다의 감정으로 이루어졌다. 우리는 죽을 때까지 감정에서 벗어날 수 없다. 필요 없는 감정은 없으며 순간순간의 사사로운 감정일지라도 결국 우리의 인생에 영향을 미친다. 우리는 감정의 노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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