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오와 분노 그리고 잊는다는 것

by reack

인생을 살다 보면 때론 화가 나는 상황이 생기기도 한다. 누구나 겪는 일이며 아마 살면서 화가 한 번도 나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증오는 그 단계를 넘어서 있는 것 같다. 대상에 대한 엄청난 분노가 존재하며 응징을 해주고 싶다는 마음까지 든다. 도대체 이 감정을 어떻게 풀어나가면 좋은지 막막할 따름이다.

누군가를 증오한다는 것은 분노라는 창을 들고 있는 것과 같다. 그 창이 증오의 대상을 향하면 그나마 적절하다고 볼 수 있으나 날카로운 창을 들고 있으면 주변의 아무 죄 없는 사람들까지 다치기 마련이다. 분노라는 감정이 항상 나쁜 것은 아니지만 부적절한 방향으로 표출되면 좋지 않은 결과가 나타날 수 있는 것과 같은 맥락인 것이다. 그렇다면 내가 가진 창으로 대상을 향해 돌진하는 것 만이 정답인 것일까? 증오의 대상이 사람이라면 그 사람을 응징하고 싶어 하는 마음을 가지는 것이 올바른 마음가짐일까? 나의 대답은 “아니오.”이다.

미칠듯한 증오, 분노는 결국 대상을 잊어야만 끝이 난다. 대상을 잊기 위해서는 대상에 대한 어떠한 생각이나 감정은 불필요하다. 유명한 예시가 있다. “코끼리를 생각하지 말아 보세요”라는 말을 들은 사람의 머릿속에선 코끼리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인간은 그렇다.

대상에 대한 증오와 분노를 멈추라는 말이 아니다. 그 대상의 행위를 용서는커녕 이해하라는 말도 아니다. 물론 당장의 상황에서 그러한 증오심과 분노는 무척이나 크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그런 감정을 오래 가지면 쉽게 말해 나만 손해다. 증오심으로 나타나는 나의 행동변화는 나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확률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그럴 때는 그저 마음 한편에 담아두고 평소와 같이 행동하면 된다. 평소와 같은 표정을 지으며, 친구를 만나고 가족과 함께 식사를 하며. 그렇다고 분노의 대상이 완전히 잊히진 않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그랬고 나 또한 그렇다.

그래도 언젠가 시간이 지나, 하루하루 주어진 삶을 충실하게 살아나가며, 대상의 형태가 흐릿해질 때쯤 언젠가는 잊힐 것이다.

아니 꼭 잊혀져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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