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엉망

by 연서

불면증이 더욱 심해져서 잠 못 드는 밤이 되어버리면 내 일상은 고요한 새벽부터 위태롭게도 다시 시작돼. 빵빵거리며 도로에 지나다니던 차들, 웃고 떠드는 사람들이 지나다니던 거리. 소음이 사라지고 조용해져 아무 소리가 안 나기 시작하는 그 순간. 조용해진 바깥과는 반대로 내 머릿속은 급속도로 시끄러워져. 해가 밝은 낮에는 세상이 돌아가는 모든 시끄러운 소리들에 정신을 못 차리며 지내지만 이렇게 어두운 새벽이 찾아와 고요함이 지속되는 순간이 오면 머릿속 깊숙한 곳에 꽁꽁 숨겨두었던 J 너를 계속 불러내게 돼. J 너를 찾아 꺼낸다고 헤집고 또 헤집어 엉망이 되어버린 내 머릿속은 정리할 새도 없어. 그저 급히 꺼낸 J 너를 곱씹고 또 곱씹는다고 바빠.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내가 너무 안쓰러워져서 서러워져. 마음도 머릿속도 나도 참 모든 게 엉망진창이야.

목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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