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 안녕

애정을 꽃에 담아 보내.

by 연서

벌써 오늘과 내일이 지나, 모레면 J 너의 기일이야. 매 년 기일이 다가올 때마다 J 너를 만나러 꼭 가야겠다고는 생각은 했는데 J 너와 마주하는 게 너무 무서워서 머뭇거리다 결국 못 찾아갔어. 그래도 올해는 드디어 J 너에게로 찾아갔으니 나를 너무 미워하지 않았으면 해. 너무 오래 기다렸지? 계속 기다리게 해서 내가 너무 늦게 찾아가서 미안해. 있잖아, 왜 기일날 들리지 않고 기일보다 며칠 더 일찍 찾아왔냐고 물어볼 J 네가 상상돼서 하는 말인데 분명 어머님이랑 아버님 오실 거 같아서 일찍 들린 거니까 그냥 넘어가줬으면 해. J 너네 부모님께서 나한테 얼마나 많은 이야기를 해주셨었는지 내가 통화하면서도 만나서 대화하면서도 얼마나 울었었는지 J 너도 위에서 지켜봤으니 알잖아. 아직 이렇게 J 너를 품고 있는 나를 마주하게 된다면 마음 여리신 어머님이랑 아버님께서 마음 너무 아파하실까 봐 복잡해지실까 봐 일찍 갔어. 나 이해해 줄 수 있지? 오랜만에 마주하니까 J 너에게 나 오랜만에 만나니까 어떤 거 같냐고 엄청 예뻐졌지 않냐고, 어떻게 지냈는지, 춥지는 않은 지, 나를 잘 지켜보고 있는 건 맞는지 궁금한 것들이 목구멍으로 차고 올라오려고 했는데 결국은 못 뱉었어. 나 정말 하고 싶던 말도 해주고 싶던 말들도 너무 많았는데 도저히 목소리가 안 나오더라. 아무 말도 안 하고 이름도 안 불러주고 쳐다만 보다 꽃만 두고 가서 미안해. 돌아오지 않을 J 너의 대답을 기다리기 싫어서도 있었는데 J 네 앞에서만큼은 울기 싫어서 그래서 그렇게 있다 간 거야. 나 엄청 예쁘게 하고 갔는데 J 너한테 예쁜 모습만 보여주고 싶었어. 다음에 찾아갈 때는 이번에 못 한 말까지 편지로 써서 갈게. 꽃도 한 송이 말고 더 크고 예쁜 꽃으로 사서 갈게. 거기 너무 칙칙하더라. 사랑해. 우리 또 보자.

목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