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말하지 못한 진실

지켜주고 싶었던 마음

by 이안


엄마가 내 눈을 바라보던 그날을,

나는 아마 평생 잊지 못할 거다.


항암치료를 위해 병원 침대에

누워 있던 엄마는 며칠째 식사를

거의 못 하면서도 늘 괜찮다고 말했다.


힘든 내색도,

아프다는 말도

조금도 꺼내지 않았다.


그런 엄마가…

그날따라 내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조용히 말했다.


“이안아… 엄마한테… 거짓말하지 마.

엄마… 암이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온몸이 굳어버렸다.


엄마는 울먹이면서

내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 말은 단순한 의심이 아니었다.

엄마는 이미 알고 있었던 거 같았다.


내가 감추고 있는 걸…

엄마는 내 눈빛, 내 행동 하나하나에서

느끼고 있었던 듯했다.


처음엔 아니라고,

염증이 좀 심한 거라고 말했다.

치료하면 괜찮아진다고,

걱정 말라고…


하지만 그 말이 엄마의 눈물샘을

더 자극했는지 엄마는 작은 목소리로

떨리듯 다시 말했다.


“이안아… 그냥… 사실만 말해줘.

엄마한테는… 진짜 말해줘야 해.

무서워도 들을게…

그러니까, 제발 거짓말하지 마…”


나는 그제야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응, 엄마. 암이야.”


엄마는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눈을 감고 조용히 눈물을 흘렸다.


그 모습이 너무 조용해서,

너무 슬퍼서,

나는 더 울 수도 말할 수도 없었다.


엄마가 부서질까 봐.


엄마의 그 조용한 눈물이

너무 아프고 무서웠다.


끝내 나는 엄마에게

‘췌장암’이라는

사실은 내뱉지 못했다.


그 단어는 너무 무거웠고,

너무 선명한 고통의 기억이었기에.


엄마와 우리는 알았다.

큰고모가 그 병으로

얼마나 아프게 세상을 떠났는지.


엄마도, 우리도 봤었기에.

그래서 그 병 이름은…

차마 말할 수가 없었다.


그렇게 나는 엄마한테 둘러 됐다.


“담도 쪽에… 작은 암덩이가 있대.

근데 다행히, 치료하면 나을 수 있는 거래.

지금처럼 계속 항암 하면서 조심하면

괜찮아질 수 있대.”


그 말은 거짓이었지만,

거짓 속엔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진실한 사랑이 담겨 있었다.


엄마는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 고갯짓엔


‘알았어’도,

‘믿을게’도,

‘더 이상 묻지 않을게’도


다 들어 있었던 것 같다.


그날 밤,

엄마는 내 손을 꼭 잡고 잠들었다.

그 작고 마른 손은

너무 따뜻해서 눈물이 났다.


‘나는 이손을… 더 오래 잡고 싶다.’


‘엄마가 나을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나는 그렇게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진실을 삼키고, 거짓을 말했다.




말하지 못한 진실 끝에,

우리가 선택한 건 사랑이었다.

그 사랑은 때때로 진실보다 무겁고,

거짓보다 더 단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