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차의 장점
한국과 텍사스는 14시간의 시차가 있다. 한국이 밤이면 텍사스는 낮이다. 한국이 낮이면 텍사스는 밤이다. 이렇게 아시아에서 미국으로 오는 유학생들은 방학이 끝날 때마다 시차적응을 해야 하는 큰 부담감을 항상 가지고 있다.
보통 사람들은 여행을 목적으로 해외에 가기 때문에 빠른 시간 안에 시차적응을 해야 한다. 출발 전 수면 패턴을 바꾼다던가, 기내식은 안 먹거나, 비행기에서 잠을 안 자고 바로 도착하는 나라 시간에 맞추기도 한다. 나는 비행기 안에서 영화를 보면서 어떻게든 자지 않고 시간을 때울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 하지만 10시간 넘는 비행거리가 쉽지는 않다 ㅎ
미국에 온 지 5일 차, 나는 시차적응 하는 것을 포기하고 시차를 이용해 더 효율적인 하루를 보내고 있다. 한국과 미국의 시차 때문에 아침 일찍 벌컥 눈이 떠진다. 하지만 오후 5시에 저녁을 먹고 얼마 지나지 않아 졸려서 공부에 집중할 수가 없다... 부모님은 무조건 참고 밤에 자라고 했지만 나는 졸음을 이기지 못하고 바로 자버렸다. 하지만 괜찮다. 오히려 시차 덕으로 훨씬 더 좋은 습관을 아주 빠른 시간 안에 만들었다.
어제 오후 7시에 취침 준비를 하고 오늘 새벽 3시 반에 일어났다. 새벽에는 친구들이 다 자고 나 혼자 기숙사에 있는 느낌이 들어서 집중도 잘 되고 하루를 효율적으로 시작해서 뿌듯하다. 한국에서는 그렇게 알람을 맞춰도 새벽 5시에 일어나는 건 꿈만 같았는데 시차 덕에 아주 좋은 미라클 모닝 만들었다. 앞으로 계속 이렇게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습관이 꼭 지속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하지만 모든 유학생들에게 이게 가능한 것은 아니다. 나는 워낙 조용한 걸 좋아하고 친구들이랑 노는 시간을 별로 재밌어하지 않아서 그렇지 다른 사람들에게 여전히 시차적응은 필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I인 나는 친구들한테 시차적응을 못 했다는 핑계로 먼저 방에 들어가거나 오랫동안 못 놀 것 같다고 말하고 나 혼자만의 시간을 더 가질 수 있어서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