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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영란 Nov 15. 2021

조팝나무

                 조팝나무     


집 앞 근린공원

그들이 떼를 지어 울타리를 만들고 있다

낭창한 가지마다 하얀 밥알 같은 꽃을

다보록이 매달고

구수한 밥 냄새처럼 순박한 향기 내뿜는   

  

한꺼번에 후드득 산화(散花)하는 소금처럼 흰 꽃잎   

  

100년 전 탑골공원

무명 저고리 입고 만세 부르던 여리고 하얀 팔들

일본 순사의 총칼 앞에 

돌팔매질 한 번 못하고 맥없이 고꾸라지던

     

보도블록 위에 눈처럼 깔린 

하얀 주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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