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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 토론 첫 번째 이야기

수나라에 끝까지 대항한 을지문덕의 행동은 옳다.

by 프랭클린

사람을 설득하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인 것을 알고 계신가요? 우리는 어떤 결정을 해야 하는 순간이 올 때 서로의 의견이 부딪히는데, 반대 주장을 가진 상대방을 설득하여 하나의 의사결정을 하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죠.


디베이트라는 특별한 교육을 가르치는 저는 학생들이 상대방과 디베이트(토론)를 할 때, 항상 자신의 의견을 고집하지만, 이제는 조금씩 상대방의 의견을 존중하면서도, 설득하려는 자세가 보이는 게 좋기만 합니다. 우리나라 역사 속에서도 과거에 중요한 의사결정의 순간들이 많았어요. 하지만 그 결정에는 다양한 평가가 나옵니다. 일반적으로 역사 사건에서 빛나는 승리라고 볼 수 있는 부분에서도 비판이 존재하고, 예상과 다른 평가도 존재할 수 있어요. 저는 오늘 그 첫 번째 이야기로 을지문덕 장군의 이야기를 해 보려고 합니다.


저의 디베이트 수업은 우선 책을 읽고 내용을 확인하게 됩니다. 도서 선정은 왜 을지문덕은 살수에서 물길을 막았을까? 책입니다. 이 책은 자음과 모음 출판사에서 출판 한 한국사 법정 시리즈 8번째 도서입니다. 수나라 양제와 을지문덕이 각각 원고와 피고로 출현하여 법정에서 진실공방과 서로의 입장을 전달하게 된다는 내용이에요.


일반적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은 을지문덕의 살수대첩이 우리 역사에서 빛나는 승리이고, 을지문덕은 영웅이라고 봅니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수나라 양제의 입장, 고구려 영류왕과 연남생 (연개소문의 아들)도 입장을 펼치고 있어요. 을지문덕이 승리한 것은 인정하지만 이 부분이 고구려에게 나쁜 영향도 주었다는 것을 주장합니다. 좀 놀랍지 않나요? 우리나라 역사의 자랑스러운 승리라 할 수 있는 살수대첩의 의미를 안 좋은 부분으로 주장을 한 것을요.


우리는 현대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고, 당시의 상황을 모두 다 알 수는 없습니다. 살수대첩 이후 영류왕과 연남생이 중국 당나라와 친하게 지내려고 한 행동을 보면, 당시 고구려에는 다르게 생각을 한 사람들이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우선 디베이트를 할 때는 논제(주제)를 정하게 되는데, 논제는 바로 수나라에 대항한 을지문덕의 행동은 옳다.입니다. 이 논제에 찬성하는 입장이 을지문덕의 행동이 옳다이고, 반대하는 입장은 을지문덕의 행동이 옳지 않다. (꼭 옳은 것만은 아니다) 이렇게 해석이 될 수 있어요.


수업에서 학생들은 이렇게 주장이 하였습니다.


논제 : 수나라에 끝까지 대항한 을지문덕의 행동은 옳다.


찬성 주장 : 1. 고구려가 승리를 했다.

2. 고구려가 수나라와 잘 지내려 했어도 아무 소용이 없었을 것이다.

3. 수나라에 큰 타격을 주었다.


반대 주장 : 1. 을지문덕의 살수대첩 때문에 전쟁이 끊임없이 일어났다.

2. 고구려는 전쟁을 계속했으면 안 되었다.

3. 수나라에 치욕을 안겨주고, 중국인들에게 복수심을 제공했다.


이렇게 주장을 펼치고, 찬성과 반대로 나누어 학생들의 입장을 펼쳤습니다. 물론 주장과 더불어 이유와 근거, 사례가 들어갑니다. 전쟁을 할 때 꼭 협상을 할 필요가 있는지? 살수대첩 이후에도 수나라, 당나라가 또 침입을 하였는데 이 부분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여러 의견을 학생들이 주고받았습니다.


역사는 과거의 이야기입니다. 과거의 이야기를 이렇게 다양하게 해석하는 능력은 오늘날 우리가 의사결정 할 때에도 다양한 접근으로 해야 함을 의미한다고 봅니다. 하지만 어떠한 주장에도 장점과 단점이 존재하고, 우리는 장, 단점이 공존하는 주장을 분석하여 최선의 결론에 도달해야겠죠. 저는 당시 을지문덕 장군은 고구려를 위해 최선을 다한 장군이었고, 고구려를 지켜낸 장군이라고 봅니다. 살수대첩이 일어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고구려가 멸망했으니, 여러 해석이 나왔을지도 모릅니다.


학부모님들은 이러한 이야기를 학생들과 박물관을 가서 이야기 나누는 것은 어떨까요? 서울 용산의 전쟁 기념관과 천안의 독립기념관에서 을지문덕의 살수대첩이 자세하게 묘사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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