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새벽 루틴을 다 끝나고 아침은 아메리칸 스타일로 토스트와 우유를 먹었다. 아~~ 속이 느글느글 거린다.
금요일에 엄마 드릴 옷을 몇 가지 샀다. 남편의 일정이 바빠서 나는 홀로 여행을 간다는 생각으로 전철과 버스를 타고 엄마 집으로 향했다. 버스는 기다림이 있어야 한다. 편하게 차로 움직였을 때랑 아이들이 어렸을 때 데리고 다녔다. 혼자 가니 은근 힐링이 되었다. 지나가는 사람들을 쳐다보고 혼자 저 사람은 새벽에 어디를 가지? 하면서 질문한다.
책을 읽을 때 질문을 많이 하라는데 난 실생활에도 질문한다.
버스 타고 우리 동네 도착했을 때 내 눈을 사로잡은 건물이 있었다. 시골에 농협이 들어왔다는 건 큰 이슈이다. 엄마가 어르신들을 모시고 잔치를 했다는 게 실감이 되었다. 생각보다 건물은 컸다. 평당 160만원을 주고 판 땅에 은행이 들어설 줄이야!
앞으로 일은 모른다. 그럼 내 맘도 모르는데 누가 미래를 알겠는가? 타로? 점? 을 봐도 그건 다 맞출 수 없다. 하지만 생각하는 대로 말하는 대로 긍정은 이루어진다.
엄마 집에 도착해서 엄마에게 옷을 내밀었더니" 뭘 그렇게 옷을 많이 샀냐고 ~ 바지 많은데 "이렇게 말씀하신다. 엄만 남자 성향이 강해서 옷에 관심이 없다. 그리고 옷은 엄청 까다롭다. 몇 번 엄마랑 쇼핑하는데 두발 두 손 들었다. 엄마는 표정은 싫지 않았다.
난 엄마랑 이야기 나누다가 2시 기상으로 피로도 높아서 잤다. 엄마는 카레랑 밥, 냉이 무침, 진미채 부침, 고구마 줄기, 물김치, 돌김 구이 등을 해놓으셨다. 아이고야~~ 내가 해드려야 하는데 우렁각시처럼 해놓으셨다. 난 뚝딱 한 그릇 먹고 좀 쉬다가 차 시간에 맞추어서 나가려고 하니 이것저것 가방에 넣어놓으셨다. 오는데 고생했다면서 돈도 내미신다. 젊은 내가 엄마 줘야 하는데 반대로 됐네. 죽을 때 돈 싸가지고 못 가. 그래서 주는 거야 이러신다. 넙죽 받고 지갑에 넣는다.
버스를 타고 가는 신기하게 내가 필리핀? 베트남을 여행 왔나? 버스정류장에서 나만 한국인이다. 그리고 버스 타는데도 외국인이 다였다. 버스기사님의 월급이 외국인들이 한몫하는 듯했다. 날씨가 안 좋으니 버스 안은 탁하다. 까치머리 눈이 내렸는지 아~~드리다.
담배 피우고 갓 들어왔는지 내 코는 벌렁벌렁. 마스크 안 썼으면 재채기하고 그랬을 건 같다.
동남아 가지 말고 화성으로 여행 오세요^^
화성에서 고등학교 때까지 다녔고 차츰 공장들이 들어서고 땅값도 올랐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하는데 3번 바뀔 시점에 아마 더 변하겠지. 변화에 잘 적응될 수 있게 대비를 해야겠다.
세월이 흐르듯,
시간이 흐르듯,
엄마는 지팡이가 필요하고
고운 얼굴에 주름이 지고
어미가 딸을 생각하는 마음은
바다, 산보다도 크다.
22년 책을 읽고 시작한 나 또한 몇 년 사이 삶이 많이 달라졌다. 아이 키우는 엄마에서 독서모임 리더, 센터장, 작가, 강사 네 가지 명함이 나에게 주어졌다.
삶이 지금 힘들지도 모른다. 1년 중 가장 힘든 일들이 두 번 정도 지나간다. 그리고 하느님은 내가 버틸 수 있는 일을 주신다.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죽을 정도로 삶을 포기한다는 일은 없다. 그 속에 성장과 배움이 존재한다.
세월의 흔적을 한 땀 한 땀 남기고 나는 책으로 나의 인생을 디자인하고 싶다. 앞으로 어떻게 내 삶이 펼쳐질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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