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부. 자기 이해의 시작
저는 흔히 감정을 빨리 읽는 사람이라고
합니다.
상대의 말투나 표정, 분위기의 작은 변화에도
예민하게 반응하고,
그 마음을 파악하는 데 익숙한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오랫동안 저는 이걸 ‘특별함’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습니다.
예민함이라 부르기도 어색했고,
그저 모든 사람들이 서로에게 이렇게
자연스럽게 반응하는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상대에게 맞춰주는 일도,
내 마음을 뒤로 미루는 일도
너무나 익숙해서 문제라고 생각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 제 행동이 저를 얼마나 소모시키는지,
얼마나 지치게 만드는지
그땐 전혀 알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저는 이유를 알 수 없는 피로에 자주
잠식되었습니다.
사람들과 오래 있으면 더 피곤해지고,
혼자 있을 때에만 진짜 숨을 고를 수
있었습니다.
그때서야 저는 조금씩 이해하기 시작했습니다.
‘왜 나는 이렇게 지칠까?’
‘왜 혼자 있어야 겨우 편안할까?’
그 답은 제 감정이 너무 빠르고, 너무 섬세해서
제가 제 감정을 챙기기도 전에
누군가의 감정에 먼저 반응해버리는 데
있었습니다.
늘 남을 먼저 바라보며 살아오느라,
정작 저는 저 자신을 거의 바라보지 못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정말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비로소 알게
되었습니다.
사실 이건 아직도 장점이라고 부르기엔
어딘가 어색하고 낯섭니다.
그래도 이렇게 ‘내가 나에 대해 몰랐던 부분들’을
하나씩 알아가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조용한 안도감이 생깁니다.
저는 이제야
내가 왜 지쳐왔는지,
왜 감정이 유독 크게 휘청였는지,
왜 혼자 있을 때 더 편안했는지를
이해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이 글을 마무리하며
조심스럽게 건네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당신의 등 뒤에도 지금,
작은 별 하나가 은은하게 빛나고 있습니다.
저처럼 오랫동안 보지 못했을 뿐,
분명히 그곳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