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기 49번째 조각
단이는 예전부터 책장 꼭대기를 좋아했다.
조용히 집안을 내려다볼 수 있는 그 높은 자리가
단이에게는 작은 성(城) 같은 곳이었다.
그래서 단이가 매번 안전하게 올라가도록
책꽂이 옆에 캐비닛을 일부러 놓아두었다.
그 위를 딛고 올라가 책장 꼭대기에 도착하는,
단이만의 비밀 등산로가 완성된 것.
이왕 만든 김에
캐비닛 위에도 포근한 쉬믄을 깔아줬다.
책장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에
잠시 쉬었다 갈 수 있는 중간 휴게소까지 마련한 것.
결과는?
단이는 너무 만족스러워했다.
바구니 전망대에서 쉬었다가
캐비닛 휴게소로 갔다가
마지막으로 책장 꼭대기까지 올라가는 단이의 루트는
이제 집안의 작은 풍경이 되었다.
높은 곳에서 편안하고 안전하게 쉬는 단이를 보며
오늘도 집사는 마음이 놓이고,
단이는 세상을 다 가진 표정으로 내려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