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이 남긴 나의 온도1

흔들리던 사랑

by 비단결의 속도

그는 내 첫 남자였다.
애매한 감정의 교류는 있었지만,
“오늘부터 1일”이라고 말하며 관계가 시작된 건 그가 처음이었다.

스물일곱의 봄, 친구의 소개로 만난 그는
내 또래였고, 운동을 하던 사람이었다.
나는 그와 잘 맞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막상 마주 앉으니 수줍은 표정이 마음을 풀어주었다.
그날 이후, 우리는 천천히 가까워졌다.

손이 닿는 순간마다 가슴이 두근거렸고,
연애 초반의 어색함마저 사랑스러웠다.
그가 나를 진심으로 아껴준다는 게 느껴졌고,
그때의 나는 그 마음만으로 충분했다.

하지만 어느 날부터 그는 자주 “힘들다”고 말했다.
혼자 있고 싶다며 숙박을 잡고 쉬고 싶다고 했다.
그가 고른 곳은 늘 고급스러운 숙소였고,
나는 그게 부담스러워 “좀 더 평범한 데로 가자”고 했다.
그에게 ‘쉬는 여행’은 특별한 공간이었지만,
내게는 ‘비용이 너무 큰 회피’처럼 느껴졌다.

그 무렵, 그는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듣지 않기 시작했다.
데이트도, 식사도 모두 그의 선택으로만 결정되었다.
나는 점점 그가 정한 세계 속에서 움직이는 사람이 되어갔다.
언젠가부터 그는 손을 잡지 않았고,
잡으려고 애써도 자연스럽게 뿌리쳤다.

그가 멀어지는 걸 느끼면서도
나는 그를 놓을 용기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