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를 늦추며 나를 돌보는 법

4부. 내 마음을 다시 내 쪽으로 돌리는 연습

by 비단결의 속도

나는 오랫동안 높은 경계 안에서 살았다.
상처받지 않기 위해 필요했던 방어였고,
그 덕분에 버틸 수 있었던 순간들도 많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견고한 경계가 나를 지켜주는 동시에
나를 더 외롭게 만들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사람을 멀리한 것이 아니라
내 마음이 겁이 나서 먼저 몸을 웅크려 온 것이었다.

그래서 조금은 결심했다.
경계를 완전히 없애는 것이 아니라,
그동안 너무 높았던 벽을
딱 ‘내가 숨 쉴 수 있을 만큼만’
조금 늦추기로.

그건 타인을 위한 선택이 아니라
오롯이 나를 위한 선택이었다.

하지만 이런 변화는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하루아침에 마음의 습관이 바뀔 리 없고,
오랫동안 쌓인 두려움이
단번에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그래도 나는 배워가는 중이다.
조금씩 경계를 느슨하게 만드는 연습,
너무 앞서가던 공감의 속도를 늦추는 연습,
그리고 무엇보다
남의 마음보다 내 마음을 먼저 돌보는 연습.

이 모든 건 아직도 서툴고,
때로는 예전의 방식으로 돌아가기도 한다.
하지만 예전처럼 나를 탓하지는 않는다.
내가 나를 챙기기로 한 순간부터
이미 변화는 시작된 것이니까.

조금 늦게 배우고 있지만,
그래도 배워가는 중이다.
그리고 그 느린 속도조차
지금의 나에게는 충분히 괜찮다.

화, 금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