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부. 내가 경계를 세우는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나는 원래 조심성이 많은 사람이다.
사람들이 쉽게 스쳐 지나가는 순간에서도
나는 괜히 오래 머물러 보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나는 늘 타인과 가볍게 지내는 게 어려웠다.
표면적인 말 한마디, 스치는 분위기, 작은 기류까지
내가 다 감지해버리니까
사람에게 다가가는 일이 생각보다 더 큰 용기가 필요했다.
무엇보다도,
상처받을까 봐 겁이 났다.
내 마음이 또 크게 흔들릴까 봐,
그래서 나는 쉽게 다가가지 못했다.
외면하고 싶은 게 아니라
그저 내 마음을 지키려는 방식이었는데
그때의 나는 그걸 몰랐다.
그렇게 조심스럽게 한 걸음씩 물러나다 보니
어느 순간 나는
사람들 속에 있어도 외로운 사람이 되어 있었다.
가까워지고 싶은데 마음이 겁을 내고,
다가가려 하면 발끝이 먼저 멈추던 나.
예전엔 이런 내 자신이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왜 나는 이렇게 예민하고,
왜 이렇게 쉽게 흔들리는지.
하지만 이제는 안다.
이건 불안정함도, 결함도 아니었다.
세상의 미세한 결을 감지하는 나의 방식이었고,
내가 세상을 살아내기 위해 본능적으로 만든
나만의 방어였다.
내가 세운 경계는
사람을 밀어내기 위한 벽이 아니라
내 마음을 지키기 위한 울타리였다.
그 사실을 이해하게 된 날,
나는 처음으로 나 자신의 조심성을
조금은 따뜻하게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