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담단상 30
는 어떤 일이 원하는대로 이뤄지도록 기다리는 것, 즉 과거부터 현재까지 결과없이 느껴지는 감정이며
은 어떤 사실이나 사람을 믿는 것, 즉 과거부터 현재까지 결과로 보여지는 정신이다.
즉,
기대는 추론에 의한 유추를 기다리는 바이며
믿음은 실체에 의한 사실을 검증하는 바이다.
기대가 있었기에 믿었는가
믿기에 기대하게 되었는가
기대는 의욕을, 의지를 불러오고
의욕과 의지는 부담을 생성하며
부담은 변명과 은폐를 진입시켜
결국, 기대는 실망과 단절로 이어져 농간과 원망의 관계를 양산한다.
믿음은 의무와 책임을 불러오고
의무와 책임은 포기와 체념을 전제하며
포기와 체념은 해야할 행동의 순위를 결정짓고
결정된 순위대로의 행동은 그 강도와 총량이 증가하니
결국, 믿음은 절제된 감정의 이성적 효과를 증명한다.
단어의 미묘한 의미를 굳이 따져서 뭐하겠냐마는
늘 기대만 주는 이가 옆에 있고
아무것도 안주지만 믿음이 가는 이가 옆에 있으니
단어의 미묘한 차이를 인지하고 사용하기를 나에게 당부하련다.
기대는 혀를 자극하고
믿음은 뇌를 자극한다.
자극된 혀는 더 강한 자극을 위해 거짓으로 진입하며
자극된 뇌는 더 강한 자극을 위해 진리로 진입하니
기대는 목소리를 키워 망언을 낳고
믿음은 말을 삼켜 침묵을 낳는다.
망언은 허상이라도 보여주고
침묵은 아무 것도 보여주지 않지만
그래서 믿음인 것이다.
자리를 지켜내고 지켜주는,
무의식에 자리한 존재의 육중한 무게감에
아무 것도 볼 수 없고, 보이지 않더라도
그래서 믿어지는 것이다.
애쓰지 않아도
티나지 않아도
말하지 않아도
그래서 믿어지는 것이다.
분명
기대말고 믿음을 원한다.
기대말고 믿음을 주련다.
나는 나를
나는 그를
그는 나를
그렇게 가려한다.
그래야 이어진다.
[건율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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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담북살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