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core '엄마의 유산' - 8번째 편지
곧 출간을 앞두고 있는 '엄마의 유산'은 2023년 15편의 초고에 이어 2024년 30편의 편지로 다시 쓰여졌습니다.
브런치 독자들에 의해 다시 재탄생한 'Encore 엄마의 유산'은 감사의 의미로 매주
또한, 엄마의 유산 북디자인은 호주에 거주하는 인기 브런치작가이자 아티스트 근아작가님의 작품입니다. 표지에 담긴 깊은 의미와 글 사이사이 삽입되는 일러스트도 앞으로 공개될 예정입니다. 근아작가의 '엄마의 유산'은 매주 일요일 발행됩니다!
따라서 목/일 2회 발행을 목 1회 발행으로 변경하였습니다.
어제오늘, 지금의 엄마와 5년전 새벽독서를 시작하기 전의 엄마를 잠깐 비교해 봤어. 글을 쓰다가 엄마도 모르게 '이제 과거의 나를 만나도 잘해 왔다고, 그렇게 살았기에 지금의 내가 있는 것이야. 하지만 이제 네가 아무리 유혹해도 끌려가지 않을 자신이 생겼어. 지금의 나는 그 때의 나와 아주, 정말 너무나 다르거든.' 이라고 쓰고 있더라구.
그래서, 잠시 무엇이 엄마를 이리 바꿨을까....
노트에 정리하면서 너와 이런 대화를 나누고 싶어졌지...
엄마의 지난 5년은 알다시피 치열했다. 누군가가 볼 때엔 그까짓 것. 이겠지만 천성적으로 나태한 엄마에게 새벽4시 기상, 매일 2시간이상 새벽독서를 지켜내는 것은 '치열'이었거든. 5년간 엄마는 아주 변했어. 한 것이라곤 새벽에 일어나 책을 읽은 것뿐. 독서는 글을 쓰게 만들었고 글은 엄마자신을 알게 했고 알게 되니 다시 엄마를 리셋할 수 있었고 리셋이 되니 과거로는 돌아가기 싫고 돌아가지지 않는거지.
사실, 브런치라는 글쓰기 플랫폼에 지금까지 2년이 넘도록 매일 새벽 5시 발행을 지켜오면서 독자가 거의 4천명가량 모이고 많은 덧글과 응원을 받는 이유는 아마도 엄마글이 좋거나 남들보다 뛰어난 필력을 지녀서는 아닌 듯해. 대부분 '어떻게 2년 가까이 매일 새벽 5시에 발행할 수 있느냐? 라고 물으셔. 이러한 행위가 글의 실력보다 더 인정받고 신뢰를 준 것 같아. 이를 인내, 꾸준함, 집중, 의지 등과 같이 표현하는데...
엄마는 아니라고 고개를 저어. 그런 거 하나도 없었고 단지 '행위를 반복하다 보니 습관'이 된 것뿐이라고 일축해 버려. '용기, 의지, 인내, 성실 그런 거 모르겠다. 그냥 하기로 했으니 한 것뿐'이란 말이지.
자, 오늘은 이 얘기를 해보자.
길을 가다가 '어? 여기 누가 지나갔나봐'. 길같지 않은데 길인 듯한 길을 본 적이 있지? 특히 낯선 길을 가거나 산길을 오를 때 반듯한 길 옆으로는 꼭 누군가가 지나간 흔적이 나 있는, 길은 아닌데 길인 듯한 길. 서 있으면 땅이지만 걸으면 길이 된단다. 누군가가 한번, 두번 지나가면 땅은 길이 돼.
그런데 신기하다! 다음에 다시 가보면 그 길을 누군가가 계속 걸었는지 진짜 길이 되어 있고 풀들이 길 양옆으로 나있어. 계속 누군가가 밟아서 길이 되면 주변의 환경을 바꿔버리지. 생태계까지도 말야. 그런데 더 신기한 건 잘 나있던 길이었는데도 아무도 안 지나면 다시 그 길은 없어져. 잡초로, 풀들로 덮여버려 아예 흔적도 찾을 수 없게 되지.
너의 정신도 그렇단다.
정신에도 여러 길들이 있어.
길끝에 당도했을 때 내려진 결정을 우리는 판단이라고 하고 판단에 의해서 너의 삶의 길이 만들어져.
정신의 길은 현실적인 삶의 길을 만드는 근원이 되지.
그렇다면 너의 정신에 길을 내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 행동이야.
없는 길을 바라보면서 '아, 여기로 갈까, 저기로 갈까. 여기로 가면 이러이러하겠지?' 아무리 깊이 모든 지식을 동원해서 생각해도 길은 나지 않아. 일단 걸어야 해. 걸으면 길이 되고 가보면 계속 가야할 길인지, 가서는 안되는 길인지 알게 되지.
정신도 마찬가지. 행동을 해봐야 계속 해도 될지, 해서는 안될지 알 수 있어.
정신의 길은 행동이 만든단다.
그리고 그 길을 우리는 '습관'이라고 하지.
다시, 정리하면,
자,
구불구불한 길, 낭떠러지로 향하는 길, 태양을 마주하는 길, 온갖 꽃이 찬란히 피어있는 길.
너무나 많은 길들이 있는데 너의 정신은 어떤 길로 만들어져 있으며 그 길은 어디로 향하고 있니?
길이 존재한다는 것은 가야할 방향이 있다는 의미겠지?
서울에서 부산으로 가려면 아무리 천천히, 기어서 가더라도 경부고속도로를 타면 무조건 부산에 도착하게 되어 있어. 사람들을 서울에서 부산으로 가게 하는 것이 경부고속도로의 존재이유야. 즉, 방향이 길의 존재이유이지. 방향이 없다면 제 아무리 좋은 승용차로 제 아무리 신나게, 제 아무리 열심히 달려도 '여기가 어디지?' 결론은 막막해. 길의 존재이유는 방향을 향하기 때문이며 방향의 존재이유는 목표, 나아가 목적을 위함이지.
꿈을 위한 길,
길을 위한 행동,
행동의 반복으로 만들어진 습관.
고로, 습관을 어떻게 만드느냐가 결국 꿈을
이루느냐 그렇지 못하느냐의 차이인 것이야.
똑똑하고 영리하고 지식이 많은 사람들은 너무 많아. 기술이 훌륭하고 기능적으로 우수하며 숙련된 자질을 갖춘 이도 너무 많아. 하지만 이들 중 누구는 성공하고 누구는 그렇지 못하지. 이유가 뭐지? 개개인의 차이는 있겠지만 분명한 사실 하나는 명석하고 지식이 풍부한 것이 전부가 아니란 사실이야. 그것들을 보완, 보충, 보호해 줄 무언가 더 큰 것이 존재한다는 말이야. 엄마는 이를 습관이라고 말하고 싶단다.
대부분 새해가 되면 결심을 해. 올해는 이걸 이룰거야. 라고. 하지만 결과는? 작심삼일.이라는 말이 아주 유명한 걸 보면 3일 이상 못 버티는 사람들이 대다수라는 것인데. 왤까? 인내가 부족해서? 끈기가 없어서? 뭐,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엄마는 생각이 많아서. 자만해서.라고 말하고 싶어.
무슨 말이냐면. 무언가를 이루겠다, 해보겠다는 것은 안해 본, 못 이뤄본 것이잖아. 그런데 자기 머리속에 담긴 인식으로 자꾸만 판단하는거야. 이렇게 하면 저렇게 되겠지? 이렇게 해봤자 이리 되지 않겠지? 라고 말야. 안가본 길은 그냥 가봐야, 아니 생각하지 말고 일단 행동해야 가야할 길인지 아닌지 알 수 있는데자기를 너무 믿는 자만(自慢)이 생각을 불러오고 그것이 행동을 멈추게 하는거야.
뭘 하겠다고 하면 일단 그냥 해야 해.
새로운 결과를 만들려면 새로운 습관이 필요하니까.
초기엔 머리보다 다리가, 이성보다 행동이 더 필요한 것이지.
그 유명한 아이슈타인의 명언이 있잖니. '같은 행동으로 다른 결과를 내려는 사람은 정신병자다.'
새로운 습관을 만드는 유일한 방법은 낡은 습관을 빼내는 것뿐이며
낡은 습관을 빼내는 유일한 방법은 새로운 습관을 만들 행동을 반복하는 것뿐이야.
그리고 이렇게 습관을 만드는 과정에서 얻어지는 보석같은 선물이 너무 많아. 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는 몰라, 인내심이 있어서 습관이 되는 것인지, 그냥 하다보니 습관이 되어 인내심이 생긴 것인지. 엄마의 경우엔, 또 엄마가 코치로서 여러 피코치들을 상대한 경험을 보태어 주장한다면 인내심, 용기, 성실성, 꾸준함. 이런 거 없어도 '생각내려놓고 그냥 행동'이 반복되면 습관은 만들어지고 그 과정에서 인내심도 용기도, 꾸준함도 하나씩 드러나 갖춰지더라구. 그렇게 가다 보면 원하는 결과가 딱! 내 눈앞에 등장하고.
하지만,아무 것도 필요없고 무조건 행동만 반복하면 돼! 라는 말은 아니야. 아까 앞서 잠깐 언급했듯이 서울에서 부산을 가려면 기더라도 경부고속도로에서 기어야 해. 즉, 행동을 견인하는 힘은 목표에 있어. 뚜렷한 방향안에서 명확하게 드러나 있는 목표. 서울에서 부산까지 가려면 대전, 대구를 지나야 하지. 이처럼 뚜렷한 방향안에서 장/중/단기 목표가 세워져 있다면 이 목표의 힘이 널 이끌거야. 그냥하는 행동의 반복이 목표를 너에게 다가오게 하는 것이지. 그 과정에서 보물처럼 인내심도, 성실성도, 용기도, 두려움을 떨쳐내는 탄력성도 모두 얻게 된단다.
결국,
네가 원하는 삶의 길을 만들기 위해서는 습관을 만들어야 하고
습관이란 행동이 지나간 정신에 새겨진 길이니
행동의 반복만이 유일한 방법이며
'그냥' 행동할 수 있는 동력은 네가 가고자 하는 방향이 있기 때문이고
그 방향이 너무 멀고 추상적이니 중간중간 구체적인 목표를 세워보는 것이야.
목표를 떠올릴때 목표를 이룬 너의 모습을 상상하렴.
심장이 뛰고 온몸에 소름이 끼치고 정신이 일사천리로 제자리를 잡는 그 느낌이라면 그것은 진정 네가 열망하는 대상이야. 열망할 대상을 찾고 그 느낌을 매일 상기하면 너의 행동에 힘이 붙는 것을 알 수 있단다.
첫발을 내디딜 때 힘있게 내딛어.
처음 길을 낼 때 깊게 내란 말이다.
첫 3주, 1달가량은 결코 타협없이 밀어붙여.
한번 잡힌 주름은 쉽게 없어지지 않거든.
그러니
그렇게 만들어진 습관은 좀처럼 없어지지 않아.
이미 알잖니?
습관 바꾸기가 무지 어렵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습관이란 깊은 주름과 같다는 것을.
새로운 습관은 기존의 습관을 없애는 것만이 유일한 방법이며
그냥 행동을 반복하게 하는 동력은 네가 가야할 길의 끝에 네가 원하는 것이 있기 때문이야.
목표이지.
자, 잠깐 시선을 다른 관점으로 옮겨볼까?
목표는 네가 원하는 것이 맞아.
네가 만든 것도 맞아.
하지만, 다른 시선, 더 큰 시선에서 너를 바라보렴.
그러면
목표란 너를 통해서 세상이 구현하고자 하는 정체야.
목표란 너밖에 할 수 없기에 너에게 주어진 의무야.
목표란 너여야만 해낼 수 있기에 너에게 시련을 줘서라도 이루게끔 하는 도구야.
너를 다음 차원으로 이동시켜줄 결과이며 너를 증명해낼 물리적 현실이야.
없던 길을 낼 때 하다 못해 모종삽이라도 있다면 작은 돌들을 치우며 갈 수 있겠지.
이런 의미에서 목표는 네 손에 쥔 무기이기도 해. 목표없이 길을 내기엔 우리 모두는 너무 약하단다.
가다 보면 가기 싫어지고 힘들어 주저앉고 싶고 이미 나 있는 길이 그리워 그리로 가면 훨씬 편한 것을 안단 말이야.
그런데, 뒤를 돌아보지 마라.
알지?
소돔과 고모라 성이 멸망할 때 롯의 아내는 도망하다가 천사의 경고를 무시하고 뒤를 돌아보았다가 소금기둥이 되었다(창 19:26).
소금은 부패를 막기 위한 것이야. 네가 가던 길을 멈추고 뒤를 돌아보며 과거에 지나던 길을 염두에 두는 것은 과거의 인식, 과거의 환경, 과거의 네 모습 속에 다시 너를 가둬버리겠다는 의미란다. 절대 부패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그렇게 과거 속에 갇혀.
영원히...
안된다.
절대 안된다.
인간은 성장하는 동물이고
너는 지금 네가 아는 것보다 훨씬 위대한 존재란다.
네가 그렇게 여기든 그렇지 않든 인간은, 그리고 너는! 광활한 우주를 품은 존재야.
마음먹은대로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존재지.
네가 세상에 지금까지 올바른 인성과 건강한 정신, 신체로 살아있다는 것 자체는 너 자신이나 부모의 능력이나 헌신때문이 아니야!
아주 명확한 이유가 있지.
세상이 너란 사람이 필요해서야.
세상이 널 잘 쓰려 함이야.
세상이 너를 통해 구현해낼 것이 아직도 있다는 것이야.
그것을 위해 너는 걸어야 한다.
널 성장시키는 습관을 들이기에 혼자가 힘들다면 함께 하는 이들을 찾아보렴. 밑빠진 독에 물을 채우는 유일한 방법은 독을 물에 빠뜨리는 것이지. 구멍난, 길없는 정신에 제대로 된 정신을 채우는 유일한 방법은 그런 정신을 갖춘 이들 속으로 네가 들어가는 것이야.
읽는 책을 바꾸고
만나는 사람을 바꾸고
자주 가는 공간을 바꿔라.
환경은 무조건 너에게 영향을 미친단다. 네게 불평불만을 늘어놓는 사람들, 매번 부정만 하는 이들을 멀리하고 차원을 달리 해석하는 이들, 더 큰 시선으로 현상을 바라보는 이들, 자신보다 더 큰 이로움을 위해 자신의 쓰임을 갈구하는 이들 속에 너를 진입시켜라.
네 귀와 네 혀와 네 손과 네 다리가 무엇을 듣고 무엇을 말하고 무엇을 만들고 어디로 걸어갈지 네 주변의 사람들을 보면 알 수 있지. 네 주변의 10사람을 평균내면 너의 모습이야. 네가 약해서가 아니라 인간이 원래 주변의 영향을 많이 받아.
그러니,
돈을 들이더라도 네게 도움을 줄 사람들의 클럽으로 들어가렴.
아마츄어는 돈을 내고 움직이지만 프로는 돈을 받고 움직인단다.
무료는 책임지지 않겠다는 선언과 다름없으니 무료좋아하지 말고 프로들에게, 전문가들에게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고 너를 성장시킬 수 있는 자조모임이 있다면 과감하게 투자하고 너를 키워라.
이는 소비가 아니라 투자란다.
이렇게 너의 정신이 제대로 된 습관의 길로 무장될 때 너는 네가 바라는 그 지점에 서게 된단다. 언제 서게 될지는 아무도 몰라. 준비가 되었다고 세상이 널 판단할 때 너를 반석위에 세울거야. 그 때까지는 그냥. 해야 할 행동을 반복하며 너의 존재가치를 갈고 닦아 지켜내렴.
뒤돌아보고 싶어도 앞으로 전진하고
편안함이 널 유혹해도 불편함을 선택하고
익숙함쪽으로 네 다리가 움직이려 해도 네 정신이 낯선 곳으로 향하게 길을 내어주렴.
이렇게 지속하다 보면 세상이 이렇게 말할거야. '이 녀석, 제대로 쓸만한 녀석이네. 세상에 필요한 이 일에는 네가 제격이다' 그리고는 너를 번쩍 들어딱 네가 어울릴 그 자리에 널 세워둘거야. 그리고 네게 방해가 될만한 모든 일들을 알아서 처리해주고 거둬 줄거야. 그렇게 너는 자유롭게 너의 가치를 증명하는 삶을 이뤄나가게 돼.
이에 대한 근거로서 2가지 얘기를 들려줄께.
릴케가 홀로 고립된 채 하루 종일 돌을 깎고 그림그리는 데만 집중해 있는 로뎅을 보며 이렇게 읊조렸어.
'그 분을 둘러싸고 있는 사물들이 자라날수록 그 분에게 미치는 방해물들이 빠른 속도로 사라져 갔습니다. 그 분을 에워싸고 있는 현실로부터 모든 소리가 차단되었기 때문입니다.[주1]'라고.
그리고 성공학의 대부라 알려진 나폴레온힐이 존포스터의 글을 인용하며 말했지. '불굴의 정신력을 지닌 사람에게는 불의의 사고조차도 피해가는 것을 보면 참으로 경이로운 생각이 든다. 처음에는 험악해보이는 운명도, 불굴의 정신력을 지닌 사람에게는 고분고분해져서 말을 잘 듣게 된다. 단호하고 결단력이 있는 정신의 소유자를 보면, 그의 주위가 깨끗해지고 그에게 자유가 주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주2]'
네가 지금 너의 정신의 길을 제대로 재단장하는 작업은
익숙한 너를 떠나 낯선 너를 만나는,
다소 불편한 시간을 마주하겠지만 분명한 사실을 네게 알게 할거야.
[주1] 릴케,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 2014, 동서문화사
[주2] 나폴레온힐, 황금률, 2009, 비즈니스맵
[지담연재]
월 5:00a.m. [이기론 - 어떻게 살아야 할까.]
화 5:00a.m. [삶, 사유, 새벽, 그리고 독서]
수 5:00a.m. [나는 시골로 갑니다.]
목 5:00a.m. [Encore! '엄마의 유산']
금 5:00a.m. [삶, 사유, 새벽, 그리고 독서]
토 5:00a.m. [지담과 제노아가 함께 쓰는 '성공']
일 5:00a.m. [나는 시골로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