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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담 Aug 26. 2022

지식만으로는 위험하다!

깨지면 깨우치고 깨우치면 깨닫고 깨달으면 깨어난다.

지식믿다간 큰코? 아니, 내 인생 다친다!

'지식만으로는 위험하다'는 문장은 나의 논문에, 그리고 여러 컬럼에서 외쳤던 것이다.

전 세계 80억 인구보다 아는 것이 많든지 구글보다 더 방대하고 빠른 두뇌를 가지고 있지 않는 한 

이제는 지식의 양이 나의 인생을 보장해 준다고 믿는 것은 정말 어리석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지식믿다간 큰 코! 아닌, 내 인생 다친다!


시대 한탄을 하고자 이 화두를 던지는 것이 아니다!

제대로 시류를 읽고 제대로 된 지식으로 날 전진시키자는 것이다!


그렇다면, 일단 '지식'이 무엇인지부터 이론적으로 알고 넘어가자.

아래 그림은 Liew(2013)가 발표한 논문이며 '지혜'를 연구하는 나 역시 논문에서 자주 인용하는 정의다.

그림에서 알 수 있듯이 

'자료'에 불과하던 것이 어떤 분석과 처리과정을 통해 '정보'로 정리되고 

이 '정보'가 나의 사고체계 안에서 연결되면서 

비로소 이름붙여진 것이 '지식'이다.


Liew(2013), DIKIW


자, 그렇다면.

내가 지금 알고 있는, 내 머리속에 믿고 있는, 내 입으로 주장하는 그것이 자료인가? 정보인가? 지식인가?


하수는 자료를 지식으로 믿고 떠벌릴 것이고 

중수는 정보를 지식으로 이해해 따라할 것이고 

고수는 내 사고체계에서 지식으로 구축시켜 이성을 강화시킬 것이다.


그렇게 탄생한 것들이 수많은 이론, 나아가 학문이다.


감히 말하건데 자료인지 정보인지 지식인지 구분 못하는 사람들이 대다수이며

더 감히 말하건데 이 구분못하는 이들을 믿고 따르는 이도 무진장 수다.


적어도 나는 아니어야 한다.


하나의 지식이 형성되는 과정도 자료를 분석하고 정보를 해독하는 진통을 통해 이뤄지는데 

이 하나하나의 지식의 양으로 세상에 승부수를 던지는 것은 

(적어도 나에게는) 아주 먼 길이고 어렵고 솔직히, 넘사벽이다. 

박사까지 했지만 그것은 내 연구분야에 국한된 것이므로 

'삶'에 대한 지식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조족지혈'이다.


지식의 양이 많은 사람도 잘 사는 것과 간극이 벌어지는 지금의 시대, 

지식만 믿고는 내 인생이 위험해졌다는 여기저기서 출몰하는 반증은 

날 불편하게 하고 심지어 괴롭히기도 한다.


하버드의 '제프리 페퍼'박사가 언급한 'knowing-doing gap'.

'아는 것'과 '하는 것'의 갭을 찾아 '사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나는 무엇으로 이 갭을 메꿔야 한단 말인가?


갭(GAP) 메우기

'지식만으로는 위험하다'는 사실에 대해서 구구절절 이 지면에 언급하는 것은 

독자를 무시하는 처사인 듯 하다. 

'청년실업', 'N잡러'라는 이 시대를 대변하는 단어만으로도 

이미 우리는 '지식만 믿지 말고!!', 더 솔직히 말하면 '공부만 하지 말고!'를 알게 됐다!


그렇다면 지식말고 무엇이 우리를 전진하게 하는가?

(이 길고도 깊은 담론을 구구절절 언급하고자 하는 건 아니다.)


이 질문에 내가 답하는 것이 과연 '자격!'이 있나 싶지만 

'자격운운'하는 지면이 아닌 것에 빌붙어 한마디하자면, 

'지식말고 지혜.' 라고 말하고 싶다!


위의 그림을 다시 보자.

지식은 마르쿠스아우렐리우스가 말한 '정신의 질서', 

즉. 사고체계가 갖춰진 '인지'로 승격되고 

그것에 행동!, 보편적인 진리, 

그리고 어떤 강조를 하더라도 모자란 '나의 내면의 소리', 

그것도 '바람직한 정의로운 목소리'에 답을 하는 지.독.한. 과정을 통해 지혜로 체화된다.

아니, 가만가만.

터득할 순 없지만 터득하고자 하는 그 노력으로 갭은 메꿀 수 있다.


워렌버핏은 '캔디처럼 지식을 병(또는 책) 속에 넣고 팔고 있다. 

이해한다는 것은 경험을 통한 지식이어야 한다.'라고 했으며

애덤스미스는 '도덕감정론'에서 '명상적인 철학자의 가장 숭고한 사색도 가장 하찮은 맡겨진 의무를 소홀히 하는 것을 보상할 수는 없다.'고 했다.


행동을 통한 경험. 만이  답이다.

경험을 통해 체득한 것은 

내 머리 속에 수시로 주입된 파편들을 서로 연결시키고 

시 그 연결된 지식조합덩어리에  살을 붙이고 근육을 만들고 에너지를 뿜어내게 한다.


뼈와 살만으로는 사람이라 할 수 없다. 

그 살에 막힘없이 피가 흐르고 심장이 요동치고 요동의 강도만큼 내 두 다리를 움직여야 사람이다. 

두 다리가 움직이지 않는 머리는 그저 인간의 형체를 위해 목위에 붙어있는 부속품일 뿐이다.


머리와 가슴만으로는 부족하다. 

다리가 우리에게 지혜를 갖게 한다. 

다리가 저리고 아프고 골절이 되더라도 다리가 우리를 전진하게 한다.

'머리에서 다리까지 가는 길이 지구 몇바퀴'라는 흔한  말처럼 

머리에서 가슴으로, 

가슴에서 다리로 가는 이 먼 길을 지.독.하.게. 

그리고 반.복.해.서. 

또 치.열.하.게 움직이는 이에게 주어지는 선물이 지혜다.


지혜는 위험하지 않다.

보편적인 우주의 진리(윗그림 참조)를 따르는 자에게 주어지는 선물이니 믿어도 되겠다.

보편적인 진리에 '나'라는 사람이 제외되거나 외면될 리는 결코 없다. 

신은 우리를 창조하면서 필요없는 존재로 만들진 않았다는 말이다.

분명하게 알아야 한다.

나는 우주의 조화를 위해 태어난 존재라는 사실말이다.


지식을 사는 것과 연결시키는, 

즉, 앎을 삶으로 연결시키는 가장 핵심은 바로 '행동'이다. '실천'이다!

실패하고 실수하고 넘어진 이 경험을 통해 만들어진 내 근육이야말로 주사로 주입된 근육과 비교할 수 없는, 진짜 근육이다!!!!


'월든'의 데이빗소로우는 젊은이들에게 말한다.

제발 '진.지.하.게. 살.아.보.라.'고!

https://youtu.be/bSk5Wd4dZ1o


지식을 얻는 4가지 방법

참고로, 발타자르그라시안이 내게 알려준 '지식을 얻는 4가지 방법'을 소개해보련다.

첫째, 오래 사는 것이다. 

진짜 오래 살아야 한다. 나이는 나에게 실체의 깊이를 느끼게 하는 힘을 주니까.


둘째, 여행을 많이 다니는 것이다. 

음.. 집나가는 걸 싫어하는 나이지만 이 여행은 관광과는 다르다. 

내 오감을 자극할 것들을 만남으로써 나의 육감, 칠감을 들춰내는 것. 

이것이 어쩌면 다른 공간에서 다른 시간을 보내는 길일지 모른다. 

다른 시간, 다른 공간을 보내면 다른 차원을 경험하게 된다.


셋째, 열심이 독서하는 것. 

책은 글자를 읽는 것이 아니라 행간을 읽는 것이다. 

책의 내용이 어느 순간 활자를 너머 영롱한 실루엣으로 내게 다가올 때, 

그 느낌을 가진 이라면 왜 지식의 깊이를 더하는 데 책이 소중한지를 알 것이다.


넷째. 지혜로운 친구와 대화를 나누는 것이다. 

오래 함께 했다고, 가까운 곳에 산다고 다 친구는 아니다. 

나의 공감과 가치관과 이상에 대해 신랄하면서도 뒷감당하지 않도록 토론할 수 있는 이. 

이런 이를 벗으로 내 곁에 두어야 한다. 

그러려면, 내가 먼저 그런 이여야 한다.


마지막으로, 내가 자주, 그리고 입버릇처럼 하는 말을 독서모임의 지인이 만들어준 카드로 이 글의 메세지를 대변하고자 한다.


깨지면 깨우치고

깨우치면 깨닫고

깨달으면 깨어난다!


지식은 불순물이 된다는 사실!

그런데 깨어난다! 라는 단어에 우리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영어로 realize!

이 단어를 살펴보면, 'real'의 형용사다. 즉, '현실적'인 것이 '깨어나는' 것이다. 

실체적이고 실질적으로 오늘을 살아가는 것이 진짜 깨어난 이들이다. (그래서, 내 책 제목이 realize이다)


여기서 18세기 학문적 거인(巨人)이자 불가사의한 인물이자 칸트와 에머슨의 추앙을 받은 '스웨덴보그'의 말을 잠깐 짚고 넘어갈까? 그는 그의 책 '사자의 서'에서 '학자의 지식과 같은 것이란 영계에서는 전부 '불순물(不純物)' 이라고 표현했다. 


즉, 우리가 지금 찾으려, 쌓으려, 익히려 하는 지식.은 

실제 오늘을 사는데 유용한 것들이어야 가치있으며 

그 앎이 내 삶에 실질적인 도움으로 연결되어야만 지식도, 나의 삶도 진화될 것이며 이를 운용하는 주체인 나 역시 깨어있는 삶을 산다고 말할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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