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까지 매일 쓸거냐고 묻지만

간절함이 습관만 남긴 터널을 지나며

by 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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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과 질문.

그리고

생각에서 그치지 말고 끝까지 보고야 마는 힘.


지금 나는 이 3단계에 푹 빠져 있다.

일상의 찰나에 멈춘다.

그 현상에 묻는다.

더 이상 알아낼 수 없을 때까지 파고 든다.


이 3힘을 내게 주소서.

새벽, 책상앞에 앉자마자 성호부터 긋는다.

가슴보다 손이 먼저 움직인다.


쓰기에 하루 10시간 이상 보내는 것도 난 습관이 되었다.

매일 썼다.

41개월.

1300여일,

1만 시간이 3번 지났다.


간절함이 습관을 남겼는지

습관이 간절함을 키웠는지

이 둘은 끝까지 추격하던 포기를 이미 떨궜다.


습관이 구조를 만들었고

나는 그 구조 속을 통과하고 있다.


그러다가, 오늘 새벽 알아차렸다.

포기가 떨어진 자리에

조급이 들어왔다.

언제까지 쓸거냐고 내 마음이 계속 묻는다.

내 안에 답은 없다.


하지만 새로운 재미를 만들었다.

관찰하고 상황을 묘사하고 인문학을 보태고 철학을 묻힌다.

아무렇게나 휘갈기던 글이 조금 글다워진다.

재미있다.

안 쓰고는 못 배길 정도로 재미있다.


요즘 내 손에는 자판 대신 펜을 들려 있다.

이면지에 끄적거리다가

아예 노트를 만들어 펜으로 글을 쓴다.

ㄴ끝을 꼬리처럼 휘감기도 하고

ㅇ에는 바람을 잔뜩 넣어 부풀린다.


생각이 물러난 자리에 감각이 문장을 고른다.

손이 기억하는 길을 머리가 따른다.

조용해진 머리가 손끝에 순종한다.


펜이 이끈 세계로 들어선 내가 신기하다.

'나 이러다가 원고지에 쓰려 할 것 같아요.' 지인에게 말했더니

바로 카톡이 울린다.

원고지를 선물로 보내신 것이다.


긴 터널.

습관만이 남은 길.

방향을 잃은 것 같다고

방향이 없는 것은 아니다.

빛은 보이지 않지만

달리는 습관은 멈출 줄을 모른다.


나는 지금

사라지기 직전의 순간을 붙잡는 훈련을 한다.

의미가 아니라

존재를 놓치지 않으려.

- 2026.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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