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 아들아.
엄마.라는 두 글자에 새겨진 의미를 붙들고
이 글을 쓴다.
너희들이 뒤엉켜 웃는 소리는
세상을 잠시 맑게 한단다.
너희들이 꽃을 오래 바라보는 눈빛은
깊은 곳으로 너희를 데려간단다.
너희들이 살뜰히 흙을 만지는 손길은
무언가를 태어나게 한단다.
딸아,
네가 오른손에 잡은 활이
네가 왼손으로 누르는 현과 만나
소리를 켤 때
세상의 미소들이 함께 진동하리라 믿어.
아들아,
네가 손에 잡은 메스가
너와 마주한 생명의 눈빛과 만나
숨을 이어갈 때
세상의 조화가 이어지리라 믿어.
한 사람의 탄생은
우주에 벌어진 대단한 사건이란다.
너희들의 탄생도
그런 것이야.
그래서,
엄마는 믿는단다.
모래바람에 눈을 질끈 감을 때도
너희의 눈빛은 맑게 빛날 것을.
건너야 할 다리가 무너진 순간에도
너희의 발길은 밝게 걸을 것을.
쌓여가는 욕망에 마음이 들뜰 때도
너희의 생각은 옳게 향할 것을.
딸아, 아들아.
바닷가에 펼쳐진 모래알을 봐봐.
너희의 존재는 그저
수많은 모래알 가운데 하나일거야.
하지만,
뜨거운 태양에 사라지지 않고 오히려 반짝이지.
몰아치는 파도에 밀리지만 다시 제자리를 찾지.
움켜쥐는 아이 손에 아프지만 흩어지며 버티지.
그렇게
작은 모래알에 불과한 그저 한 사람일지라도
너희의 생각은,
너희의 내면은,
너희의 미래는
그 모래알을 다 합치고
또 그만큼을 더 합친 것보다
결코 작지 않단다.
너희가 지나는 순간순간마다
세상이
조금 더 맑게 울리길 바란다.
아주 많이 사랑하는 엄마가. 2026. 3.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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