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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담 Sep 03. 2022

부의 시험 : 탈레스/비아스/플라톤

부에 건방떨지 마라

누구라도 가난하면 뛰어난 자도, 영예로운 자도 될 수 없다.


부(富)는 바로 사람을 남자이게 하는 것이다.
누구라도 가난하면 뛰어난 자도, 영예로운 자도 될 수 없다.
탈레스는 부자가 되기가 얼마나 쉬운 일인지를 보이려고(중략) 막대한 재산을 일구었다.
-탈레스


위의 글처럼 '철학의 아버지' 탈레스는 돈 못버는 학문이라는 순수학문을 통해 탁상공론이 아닌, 

직접 돈을 버는 '실용적인 철학가'로 유명하다. 

이미 알려진 바대로 '기름짜는 기계'로 그가 떼돈을 벌었는지, 

실제 수학과 기하학으로 피라미드의 높이를 쟀는지는 알 수 없지만 

다른 철학가들에 비해 '돈'을 벌어야 한다고 주장했던 최초의 철학자였다. 


'부'는 현실속 생존에서부터 비롯된다는 어쩌면 당연한 진리에 있어 철학자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탈레스와 함께 고대 그리스 7현인 중 한 사람이었던 비아스도 어떤 일에 종사하면 즐겁겠냐고 물었을 때

"돈이 많이 벌리는 일이다."라고 대답했으며

플라톤은 행복의 5가지 요소 가운데 5번째로 '돈이나 생활자체에 불편없이 부유한 것'이라고 했고

'나를 판단하지 말라'며 왕앞에서도 당당한 비온은 '부(자금)은 사업의 힘줄(원동력)'이라는 말로 

'돈'의 소유정도는 삶을 위한 원동력이라고 일축했다.


우리가 이들 고대 그리스철학자들의 몇 마디에서 배워야 하는 것은 너무나 간단한 한마디다!


'돈! 무시하지 마라!' 




돈돈거리지 말라고?

내가 돈을 무시하면 돈도 나를 무시한다.

우리네가 흔히 범하는 (어쩌면 나도 모르게 범하는) 오류 가운데 하나가 바로 '돈을 무시하는 태도'다. 

진짜 속마음이 그런지 속마음을 들키면 속물처럼 보일까 두려워서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마 누구나 한번쯤 이런 대화 속에 의견을 보탰을 것이다.


'돈은 됐고 그냥 편하게나 살았으면 좋겠다.'
- 돈이 없어서 불편한건데 어떻게 돈없이 편할 수 있지?
'나는 돈은 괜찮은데 행복하고 싶어.'
- 내 머리속 걱정의 90%이상이 돈과 연관되어 있을걸!
돈이 해결되면 아마 진짜 행복할텐데!
'돈돈거리지 마라'
- 돈돈거려야 간절함이라도 전해지지
그래야 돈이 나를 쫒아오지!


모든 창조물이 생명을 지닌다. 

물에게도 '사랑해! 아름다워!' 라고 말하면 결정체가 달라진다는 것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처음 접한 독자는 검색해서 직접 찾아보시면 많은 사진들을 볼 수 있습니다.) 

죽은 나무로 만든 가구도 시간이 지나면 결이 변하고 

기계로 만들어낸 사물들도 내가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그 수명을 달리한다. 

이런 관점에서 나는 모든 창조물은 생명이 있다고 믿기에 '돈'에도 생명이 있다는 것에 한표!


자, 한 번 묻고 싶다.

'나 당신 싫어', '나 당신 없어도 되고!'라고 누군가가 당신에게 말한다면 어떤 기분일까? 

그 사람을 계속 만나고 싶을까? 

아니면?


돈도 마찬가지다. 

내가 꺼려하고 내가 멀리하고 내가 심지어 무시하면

돈도 나를 꺼려하고 멀리하고 무시한다.


속마음은 정말 부자가 되고 싶고 '나도 돈이 많았으면' 싶은데도 

겉으로는 '돈, 그게 뭐 별거야?'라고 하는 것은 

정말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는데 '그 사람 별로야'라고 말하며

애써 자신의 마음을 거짓으로 포장하면서까지 지키고 싶은 자신의 뭔가가 있는 것은 아닐까?


'돈돈거리지 마라'는 말에서도 우리는 진정한 의미를 한 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이 말을 깊이있게 들여다보면 '돈만 좆지 말라'는 의미가 아닐까?


황금은 연마석 속에서 시험을 받아야 그 참값이 밝혀지지만,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의 마음은 황금 속에서 시험을 받는다.
-비온


'돈의 가치'를 제대로 안다면 돈은 내가 선택할 자유를 주는 수단이자 

정말 도움이 필요한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내가 힘을 보탤 수 있는 능력이기에 

'돈의 가치'는 실로 우리가 아는 그 이상이다.


그런데도 돈돈거리지 말라고? 

적어도 나는 이 말을 엄밀히 다시 풀이해

'돈을 좆지 말고 돈이 나를 좆게 하라'는 의미로 해석하여 돈돈거리며 산다.

돈이 나를 소유한 것이 아닌, 내가 돈을 소유한 진정한 부자가 되겠다는 마음속 간절함이다.




돈이 나를 시험하는 시험대에서 나는 어떤 선택을 할까?

돈은 여기서 한 술 더 떠서 오히려 나를 시험하기도 한다.

'내가 나의 삶을 너머 누군가의 삶에 도움이 되는 사람일까?'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졌을 때

'그럼!' 이라고 당당하게 말할 자신이 아직 없다면

돈에게 건방져서는 안된다.


'부유한 나라'가 '가난한 나라'에 도움을 주듯

'부유한 개인'은 '가난한 개인'에게 선(善)을 베풀 수 있어야 한다.

이왕이면 베품을 받는 자가 아니라 베품을 주는 자이면 내 삶이 더 낫지 않을까?


우리는 진정한 부자들의 선을 수없이 목격해 오면서

'저 사람은 돈이 많으니까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지는 않은지

아니면

'나도 저런 부자가 되어볼까?'라고 나의 관점을 바꿔 삶을 바꾸려는지 자신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이 세상에 '부(富)'는 넘쳐난다. 

전쟁에도 부자가 있었고 지금과 같은 불경기에도 부자들은 계속 부를 축적한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내가 계속 돈에 쪼들리는 것은 '부'는 모자라서가 아니라 '이동'하기 때문이다. 

돈은 자신만의 흐름으로 '선'한 방향으로 이동한다는 말이다.

'돈'도 생명이 있기에 자신을 귀하게 여기고 귀하게 쓰는 곳으로 자연의 이치에 따라 옮겨간다.


그렇다면, 내가 '나를 변화시켜 내는 힘겨움'을 이겨내고 힘을 기른다면 

돈은 자연히 나에게로 오게 되어 있는 것인데 

내가 돈을 무시하고 내가 돈을 함부로 쓰고 심지어 부정한 방법으로 돈을 모은다면 

돈은 당연히 나를 싫어하고 설사 내게 왔다 하더라도 내게 머물던 자신의 친구들까지 모두 데리고 다른 곳으로 가버린다. 


당연하지 않을까? 

자신을 귀하게 여기지도 않는 곳에, 

자신에게 오물의 명예를 씌우는 곳에 계속 머물고 싶어하진 않을 테니까.


돈이 나를 시험하는 시험대에서 내가 합격할 것인지, 불합격 통보를 받을 것인지 

모든 것은 나의 선택이다.


선과 악에 대해서는 그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 (인생의) 궁극목적은 신을 온전히 닮는 것이다.
또 덕은 그것 자체만으로도 행복해지기에 충분한 것인데,
그러나 신체적인 이점, 즉, 강장, 건강, 감각의 예민성, 그 밖에 이와 비슷한 것을 도구(수단)로 하여 더 필요로 하며, 나아가 부와 출신의 우수성, 명성 같은 외적인 선도 아울러서 필요하다고 보았다.(중략) 벗, 조국의 번영, 부는 외적인 것안에 있는 선한 것이다. 
-플라톤-




왜 철학자들이 '돈'을, 더 나아가 '부'를 생존을 너머 '선'을 향한 것이라 규정했는지 

우리는 자신의 삶의 태도를, 삶의 방향을, 삶의 중요한 도구를 대하는 마인드를 

다시 한 번 재고, 숙고해야 할 것이다.

적어도 부자가 되길 원한다면 말이다. 


- 그리스철학자열전, 2008, 동서문화사.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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