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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담 Mar 28. 2023

[재해석] 생각 좀 해볼께.

나는 생각하거나 고민하지 않는다.

바보라서? 

그럴지도.


이유는 이래서다.

첫째, 생각의 주체는 내가 아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제가 생각 좀 해보구요...'라는 말을 자주 하지만 

과연 그럴까? 

'생각'이란 걸 해도 괜찮을까?


잠깐. 

이건 왜 그런 것인가?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갑자기, 불현듯, 느닷없이 생각이 난다.'

나이를 막론하고 흔하게 사용하는 이 말은 도대체 어떤 의미인가?


내가 생각에 꼬리를 물리는 것이 아닌데 

나는 생각을 그만 멈추게 하고 싶은데

생각이 자꾸 꼬리에 꼬리를 문단다.

내가 들어와! 하지도 않았는데 

불현듯, 갑자기, 느닷없이 생각이 내게 침투해 버렸다.


과연, 이러한데도 생각의 주체가 나란 말인가?


생각의 주체는 내가 아니다!

그렇다면 

생각의 주체는 누구?

나는 무엇의 주체?


'정신차려!'

'내가 넋을 놓고 살지'라는 말도 우린 참 많이 한다.


이 말은 '정신은 내가 차릴 수 있다', '내가 나간 넋을 불러올 수 있다'는 의미다.

정신차리고 도망간 나의 넋을 불러오면 생각이 통제된다.

즉, 나는 정신의 주체이고 생각은 정신에 의해 통제되는, 

즉, 정신이 생각의 주체라는 말.

정신이 혼란스럽거나 넋을 놓고 살면 생각이 나를 지배한다.

반면, 정신을 차리고 깨어있으면 내가 생각을 지배한다.


여기서 한 번 더 깊이 파볼까?

그럼 정신의 주체는 나인가?

'어이쿠, 내가 넋을 놓고 있었군'

내가 '정신아, 너 잠깐 나가있어' 하지 않았는데 '정신이 나가 있는' 걸 여러번 경험했다.

물론, 내가 주체이지만 

내 안에는 정신을 관장하는 더 디테일한 주체가 또 있다.

바로 

'의식(Consciousness)'이다.

'깨어있는 의식'이란 표현을 많이 접해봤을 것이다. 

'너 어디다 넋을 팔고 있어?' 라는 말을 들었을 때 '어이쿠!'하며 내 나간 정신을 가져오게 하는 주체가 의식이다!

(단, 이 글에서는 의식까지 거론하면 너무 장황해지니 여기서는 '정신'정도에서만 언급하겠다.)


그렇다면, 고민은 해야 하나, 하지 말아야 하나?


생각이나 고민(苦悶)이나 매한가지인 듯하다.

이 둘은 약간 의미의 차이만 있을 뿐 속성은 같다.

생각에 빠져든다. 생각이 꼬리를 문다. 와 같이 생각은 과거를 향한다. 

고민 역시 마찬가지다. 고민이란 '무언가에 애를 태우는 것'이기에 걱정과 마찬가지로 과거를 향한다.

또한,

하나의 생각이 다른 생각을 불러올 때는 비슷한 놈을 데려온다.

과거안에서 두렵거나 부정적이었던 것들을 먼저 떠올린다.

왜? 인간은 누구나 손해에 더 민감하기 때문이며 부정이 긍정보다 10배 이상의 속도로 인간을 전염시키기 때문이다.


즉, 생각의 속성은 부정과 과거를 향한다.

이것이 생각하지 말아야 할 두번째의 이유인 것이다.


쉽게 예를 들어,

아이가 기침을 하면 병원에 갈까 말까를 고민한다.

이 때 '갈까 말까'의 기준은 뭘까? 

과거 아이가 기침했을 때 가장 안좋았던 기억부터 떠오른다. 

그래서 지레 겁먹고 기침몇번에 병원문을 수시로 드나드는 것이다.

상사가 어두운 표정으로 나를 본다. 

'말할까 말까'를 고민하는 나는 지레 과거의 기억을 떠올려 말을 삼키고 상사의 비위를 맞춘다.


인간은 이익보다 손해에 민감하여 손실을 피하려 하고

긍정보다 부정을 피하려는 속성이 있기에 그런 것이다.


따라서, 과거와 부정의 속성을 지닌 생각은 하지 않는 것이 이롭다.

대신, 지금까지 생각하고 고민했던 에너지의 방향을 '정신'에 쏟아본다.

정신에 에너지를 쏟는다는 것

과거가 아닌, 현실에 초점을 맞춰 '이성적 사고'를 하라는 의미와 함께 현실에 맞게 '해야할' 것을 하라는 행동의 의미를 담고 있다. 즉, 현실과 미래로 나의 정신이 길을 가도록 에너지를 쏟으라는 것이다. 생각하지 말고!


자, 생각은 하는 것이 아니다.

그럼?

정신차리고 지금. 해야할. 것을 하면 된다.

어떻게?

그냥!


자, 고민도 하지 말자

고민 역시 방향은 과거부터 시작된다.

새롭게 펼쳐볼 요량의 일들,

지금 느닷없이 닥친 내 앞의 사태.

모두 과거에서는 답이 나오지 않는다.

따라서, 고민하지 말고

그냥 지금 해야 할 것에 집중하는 데에 에너지를 쏟으면

문제는 자체속성에 함유된 해결의 길로,

새롭게 도전할 일은 그 일의 자체속성에 함유된 가치의 길로

알아서 갈 것이다.


내 머리 속에 있는 것은

과거의 경험이지 미래가 아니다.

그러니 생각도 고민도 하지 말고

나는 그저 현재, 지금 해야할 것에만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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