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로써 10개월간.
매일 새벽 5시 발행을 지켰다.
아무도 시킨 이가 없다.
돈이 되지도 않았고
그렇다할 어떤 결과가 있지도 않았다.
지켜도 그만, 안 지켜도 그만.
다소 긴 나의 글을 끝까지 읽어주는 독자가 과연 몇분이나 계실까 싶기도 했다.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예약발행이 안되는 이 공간에서 매일 새벽 5시 발행을 지켜내는 것은
매일 글이 나와야 한다는 것이고
매일 그 전에 일어나야 한다는 것이라
매일 깜빡하는 실수조차 용납해서는 안되는 것이라
이 것만으로도 나에겐 너무나 버거웠다.
가끔 '참 대단하다.'는 말을 듣긴 했다.
그런데 그 때마다 나는 수긍이 어려웠다.
내가 나하고 한 약속을 지키지 못하면서
세상이 나에게 어떤 약속을 지켜주길 바랄까? 싶은 맘에
내가 나와의 약속을 먼저 지켜내는 것이 기본이라는 기준을 가지고 살기 때문이다.
대단한 것이 아니라 당연한 것이어야 하기에
대단하다는 말에는 지금도 수긍이 안된다.
브런치에 10개월간 매일 새벽 5시,
다양한 나의 관점과 주장에 대한 글을 집요하게 써왔다.
한편도 가볍게 퉁치며 쓴 글은 없다고 자부한다.
그리고 알았다.
매일같이 이 난관과 싸워온 이유를.
지난 주부터 다양한 매체에 글을 올리기로 했다.
브런치는 나에게 양적인 축적과
서서히 더디지만 나에게 글쓰기의 습관을 길러준 것이다.
이 덕에 다양한 매체에 글을 올릴 용기가 생겼고
약간의 자신감과 함께
세상에 나의 글을, 즉, 나를 드러내는 것에도
괜찮다. 괜찮다. 괜찮다. 라고 날 다독여줄 수 있게 되었다.
이제 2달만 더 하자.
그럼 1년간 매일 새벽 5시 발행.이라는 나름의 기록을 세울 수 있다.
그렇게 한번 더 하면 2년, 또 하면 3년.
양의 축적은 결코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나는 나를 연마중이다.
나는 나를 키우는 중이다.
나는 나를 이기는 중이며
나는 나를 만드는 중이다.
나는 나를 어디론가 데려가고 있으며
나는 나를 집중시키고 있으며
나는 나를 세상과 연결짓고 있는 것이다.
10개월째 새벽 5시 발행을 지켜온 것은 바로 이 이유때문이었던 것이다.
세상은 나를 어디로 호출한 것일까?
계속 가다 보면 당도할 지점이 있겠지....
나는 작은 보폭일지라도 매일 걷고 있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