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1. 나를 해체해보니 1
본 글은 제목도 미정이고 글도 다듬어지지 않았습니다. 출간을 염두에 두고 그저 써내려 가는 글이라 제목도 마음 내키는대로 그때그때 수정될 예정이며 당분간 -새벽독서로 깨달은(배운) 어떻게 살 것인가-로, 문제도, 어투도, 내용도 오락가락할 것 같습니다. 단편에세이가 아닌 글을 써내려는 과정에서 의례 겪어야 하는 수순이라 그대로 노출하는 용기를 내봅니다. 다듬어지지 않은 글이라 외면마시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의 글을 사랑해주시는 독자분들이라면 연재되는 글이니만큼 지난 1~6편을 먼저 읽으시길 권해드립니다. 또한 매일 쓰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브런치발행은 매일 하지만 본 글은 매일 쓰지 못하며 띄엄띄엄 발행이 될 수도 있는 점 양해 바랍니다
정신과 행동, 의식, 감각. 이들이 유기적인 관계에 대한 좀 더 안정적인 이해를 돕기 위해 이제 감각에 대한 얘기를 해야겠다. 우선, 감각은 기억의 근원이라고 전제한다. 먼저 결론부터 말하는 이유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감각을 별로 중요하게 여기지 않기 때문이다. 감각은 그저 누구나 비슷하게 지니고 있고 스스로가 통제할 수 없다고 여기기 때문에. 하지만 감각의 기능을 이해하면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물론 감각에는 우리가 기본적으로 알고 있는 시각, 촉각, 미각, 후각, 청각이 있지만 단순한 기본감각 외에 뭔가 느껴지는 또 다른 감각. 이것을 감정이라고 표현하기도 하는데 '감정'은 '감각을 느끼는 정서상태(감각+정서)'이니까 보다 더 본질적인 얘기를 하고자 하는 지금은 감각에 더 초점을 맞춰보도록 하겠다.
“지금 기분 어떠세요? 끝내주죠? 저하고 약속지켜줘서 고마워요. 그 한번의 경험만으로도 이렇게 뿌~~듯~~한 성취감? 뭐 그런 거 느껴지시죠?“
계속 미소가 떠나지 않는 상대의 눈빛은 빛난다.
”며칠간 상황이 바뀐 건 없어요. 웃으려 해도 웃을 일이 없었는데 지금 뭘 했길래 그냥 그렇게 미소가 온 얼굴 전체에 번져 있냐구요!! 그 느낌. 아시겠죠?“
나는 정말 이럴 때 내가 미친다. 너무 좋아서. 너무 감동이라서. 나도 덩달아 너무너무 커다란 보람이 느껴져서. 이 글을 쓰는 오늘 아침에 나는 2명을 코칭하며 같은 결론의 대화를 한 것이다.
감각이란 이러한 느낌을 말한다. 성취감이라 불려도 좋을만한 감정을 통해 언어화시킬 수 없는 느낌! 이 느낌을 한번이라도 느끼면 또 느끼고 싶어지고 그렇게 내가 다른 에너지로 전환되면서 상황이, 현상이 바뀌게 되는 것이다. 느낌에 의존하여 내 행동을 바꾸라고 지시하는 이성의 활동, 바로 이것을 나는 ’멘탈드로잉‘이라 부른다.
기존에 어떤 색이 칠해져 있더라도 상관없다. 단 한번의 자극에 내가 한번 움직였을 뿐이지만 강렬한 느낌을 받았다면 다른 컬러가 채색되기 시작한 것이다. 본격적인 드로잉 작업이 내 머리 속에서 시작되었고 당연히 다른 컬러는 다른 감각으로 전해지기에(마치 우리가 파랑과 빨강을 보고 다른 느낌을 갖는 것처럼) 내 안을 채우고 있는 내부적 자아 역시 빠르게 반응하고 자아의 목소리도 더 크게 들리고 내 세포도 강한 진동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시각과 청각과 촉각. 모든 감각이 새로운 방향으로 진동하게 된다. 물론 멘탈드로잉의 최종도착지는 본연의 자기컬러다....
감각은 이렇게 중요하다. 이성을 변화시키고 행동을 바꿔버리는, 그렇게 행동과 행동의 관계로 탄생되는 현상도 상황도, 사건, 사태 모든 것들을 변화시킨다. 수개월을 웃을 일없이 무기력하게 지내던 분도, 글이 써지지 않아 자기 머리를 쥐어박으며 괴로워하던 이도 단 몇 번의 코칭을 통해 이렇게 주체할 수 없는 환한 미소를 보낸다. 오랜만이라 낯설까? 아니다. 그저 본능적으로 얼굴 전체에 미소가 느껴지는 대로, 감각이 감정에게 전한대로 드러낸 것이다. 낯선 경험을 통해 느낀 그 느낌! 성취감일수도 보람일수도 신기함일수도 여러가지로 표현되는 이 느낌. 이 감각이 감정에 전해지고 감정이 이성을 통과하여 미소짓는 행동을 유발하고 이성에게 지시한다. '내일도 또 해내야지!' 라고 말이다! 같은 행동이 반복되고 또 반복되고 또 반복되면서 상황이 바뀌고 나를 둘러싼 모든 것들이 변하게 되며 인생은 점점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감을 느끼게 된다.
모든 것은 감각으로부터 비롯된다. 감각이 인식의 기저가 되고 인식이 행동을 유도하며 행동이 나의 인생을 만드니 결국 감각이 인간의, 우리의, 나의 주인이 되는 셈이다. 이에 대해 몽테뉴 역시 ’자기를 느끼지 않는 사람들은 치워두자!‘라고 하면서 ’사람에게 인식되는 모든 것은 확실히 인식하는 자의 소질‘에 좌우된다(중략) 모든 인식은 감각에 의해 우리에게 온다. 감각이 우리의 주인이다.’고 했다. 느낌으로 오는 감각을 외면하지 않는, 같은 말로 이성을 잠시 미뤄두고 감각을 앞에 두는 인격은 ’소질‘이기에 수준이 매겨진다. 즉, 인식에 소질이 있고 이 소질에 따라 인격의 수준이 다르다는 것이다. 감각. 나에게 오는 느낌. 결코 외면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동물과 식물은 감각으로 사는데 우리 인간은 감각을 무시한다. 생명이 흐르는 방향을 따르지 않으려 하는 것이다. 한마디 덧붙이자면 감각에도 정도가 있다. 감격. 격이 높은 감각을 느끼도록 나를 열어두는 것은 의식의 확장(=인식의 차단)으로 가능한 것이다.
한번 강렬하게 느낀 감각은 기억에 그대로 보관된다. 우리는 이런 경험을 아주 자주 한다. 평소에 지나치던 길가의 꽃도 어느 순간 어떤 이유에서 아주 강렬하게 날 어떤 느낌으로 사로잡았다면 앞으로 그 꽃을 볼 때마다 나는 그 느낌을 떠올릴 것이다. 너무나 맛있는 음식을 먹고 느낌 감정이 고스란히 기억에 저장되어 ’뭐 먹고 싶어?‘하면 그 음식의 이름과 레시피는 몰라도 그 때의 느낌만으로 그 음식이 먹고 싶어 침이 고이는 것이다.
감각은 이렇게 아주 강렬하게 기억에 저장되어 이성을 마비시킨다. 우울증과 같이 정서적인 증상을 앓고 있는 이들 역시 기억의 우선순위에서 감각이 극심한 불안과 우울로 자리를 잡고 있기 때문이다. 트라우마도 마찬가지다. 그 현상을 보면 그 때의 느낌 때문에 이성이 마비되는, 노이로제도 마찬가지. 그 장면만 봐도 그 때의 그 느낌 때문에 행동에 제약을 받는. 감각은 아주 무섭게 나의 감정과 이성과 행동을 통제시키는, 내 몸의 주인으로서 강력한 권위를 누리며 기능한다. 따라서, 앞서 언급한대로 감각의 기원은 기억이며 기억은 감정과 이성에 영향을 미치면서 우리 선택에 개입한다.
그런데 여기서 ’진실‘이라는 잣대로 감각을 바라보면 조금 언짢은 얘기를 할 수밖에 없겠다. 감각은 지나치게 솔직하고 개인적이기에 진실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무슨 말이냐면, 앞서 언급한대로 ’가장 맛있게 먹은 음식이 뭐지?‘라고 스스로에게 물어보라. 절대적으로 기억에 의존하여 답변을 하게 되는데 단지 ’맛있었던 음식‘만으로 등수를 매길 수가 없다. 누구랑, 언제, 어디서, 어떤 상태로 먹었는지에 따라 ’맛‘이라는 감각은 엄청나게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내가 느낀 감각의 본질은 이성이 가미되지 않은, 진심어린 본능적 느낌이지만 결코 객관적이거나 구체화시킬 수 없고 ’기억‘의 속성자체가 ’과거‘이기 때문에 진심이지만 진실이 아닐 수도 있다는 말이다.
진짜든 아니든 그 문제는 또 다른 관점이니 잠깐 제쳐두더라도 ’감각‘에 초점맞춰서 계속 얘기하자면, 우리는 기억을 바꿀 수 있다는 것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더 맛있는 것을 먹으면 지금껏 젤 맛있다고 여긴 그 김치찌개가 아래순위로 내려간다. 감격이 다운되는 것이다. 가장 예쁘다고 여겼던 그녀가 더 예쁜 어떤 여성에 의해 덜 이뻐지는 것이며 가장 신났던 놀이기구가 더 신나는 무엇으로 인해 신나지 않은 것으로 격하되는 것처럼 우리는 기억을 바꿀 수 있다.
결국, 내 기억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은 더 격상된 감각의 진입으로 가능하다고 결론내릴 수 있다.
새로운 감각은 새로운 기억을 만들고
새로운 기억은 새로운 감정을,
새로운 감정은 새로운 이성의 잣대를,
이는 기존인식이 파괴되었음을 의미이며
인식의 파괴는 의식의 확장인 것이며
확장된 인식으로 나의 시야도, 관점도, 시선도, 모두 변화되며
이러한 변화는 당연히 행동의 변화로 이어지고
행동의 변화는 상황의 변화를 이끈다.
따라서, 상황을 변화시키고자 하면 새로운 감각을 주입하면 된다.
새로운 감각의 주입은
새로운 짓, 안하던 짓을 하는 것이며
안하던 짓을 한다는 것은 기존의 하던 짓을 안하거나 하던 짓을 다르게 하는 것만 하면 되는 것이다!
지금까지 언급한대로 미각을 비롯한 5가지의 감각을 초월한 감각으로 우리 기억의 우선순위가 매겨지고 그 기억들이 선취관념으로 형성되는데 새로운 자극, 즉, 안하던 행동이 주는 감각으로서 우리는 초월된 감각을 다시 경험하게 되고 이는 우리의 정신을 움직여 자신을 성장시키는 것이다.
==> 다음편에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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