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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담 Aug 19. 2023

브런치 1년째,
매일 5:00a.m. 발행의 선물!


브런치 시작하고 오늘로써 딱 1년이다.

매달 19일은 18일까지의 한달을 정리하는 기록을 매거진 [브런치성장기록일지]에 남겼다.


1년... 정말 금방 지났다.

보여지는 근사한 결과는 없다. 

그저 수천장의 글뿐.

보여지지 않는 결과는 정리해볼만 하겠다.


우선,

1. 에세이라는 걸 처음 써보는지라 많이 어려웠지만 습관이 됐다. 그렇다. 습관이 됐다.

2. 주저리주저리 늘어놓는 나의 문체를 브런치 1편, 그러니까 A4 1~3장 정도로 논리있게 쓰는 훈련 덕인지 글쓰는 재미가 고통의 수위만큼 올라와서 이제 비등해졌다.

3. 꿈이 생겼다. 평생 이렇게 책읽고 글쓰고 코칭하며 결이 같은 이들과 삶을, 사유를, 나누며 살고 싶은.

4. 다시 책을 쓸 용기가 생겼다. 지금껏은 출판사에서 요구하는 책을 썼었다. 그러니까 나를 드러내고 내가 배운 논리에 나의 서사를 첨가한. 그런데 지금은 나의 정신에 정리된 사상을 글로 풀고 싶어졌다. '내가 할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도 끝났다. 할 수 있든 없든 내 능력은 나도 모른다. 능력보다 의지가 더 강하다는 것을 느낄 뿐. 의지보다 의무가 더 강하고, 의무보다 재미가 더 강하다는, 위계가 잡혔기 때문에 능력과는 무관한 작업이 되었다.

5. 돈이 무지 절약됐다. 나가지 않으니 차비도, 식비도, 암것도 필요없는 삶의 연속이다. 그저 하루 종일 노트북앞에서만 지내도 심심할 새가 없고 늘 시간을 즙까지 뽑아 써도 모자라다. 난 시간을 보내지 않고 활용하는 능력자가 됐다. 시간도 돈도 다 쌓이고 있다.


1~5까지는 어쩌면 피상적인 것일 수도 있겠다.

진짜 보이지 않지만 너무나 커다랗게 얻은 결과는


6.  '정리'되었다는 것이다. 

수년간 지독한 새벽독서가 날 흔들고 흐트러뜨리고 엉키게 하고 쌓고 녹이고 버리고 비틀고 있는 혼란이 글로 하나씩 실타래풀듯 풀어내며 정리되었다. 완전하진 않지만 오늘까지 1년간 매일 수시간 글에 매달리며 보낸 시간들은 정.리.의 시간이었다. 앞으로도 정리할 것이 남았지만 매일매일 하루하루가 정리의 완성이다. 미완은 없다. 그저 죽을 때까지 하루하루 완성해나가는 작업 뿐.

7. '진행형'이라는 것이다. 

끝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당연하다. 끝이 없다는 것은. 끝이 없는 길에서 진행형이라는 말의 의미는 '멈추지 않는다'는 것이다. 나는 늘 걷는다. 늘 나아간다. 늘 향한다. 늘 어딘가로 간다....매일이 진행형이다. 참으로 다행이다.

8. '나를 없애버렸다'는 것이다. 

독서로 내 인생의 기존 질서가 흐트러지는 쾌락을 뽑아내는 글로서 정리해나가는 작업은 철저하게 기존의 나를 없애주었다. 얼마나 감사한 지 모른다. 나를 없애고 본성의 나, ego가 아닌, self로서의 나를 들였다. 나는 없지만 나는 존재한다. 내 글솜씨로 이를 표현하자니 조금 버겁지만 암튼 나를 없앰으로서 존재로서의 나를 만난 것. 글이 날 이끄는 곳이 그 곳이려니... 싶다.


6~8은 나의 내면적 성장이라 말해도 좋겠다. 수년간 책을 드립다 파고 글을 마구마구 쏟아낸 결과로서 내면적으로 성장하지 못했다면 그게 오히려 기적이랄 수 있다. 그러니 당연한 결과다. 그리고 보이지 않지만 얻은 것을 조금 더 직접적으로 피력하자면 다음과 같다.


9. 용기가 난다. 

이제 진짜 책을 써도 될까? 에서 써도 되겠지. 쓴다. 로 완전히 결정해버렸다. 그리고 시작했다. 이제 6일 썼다.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매거진이다. 거르지도 고치지도 다듬지도 않고 그냥 죽죽 써내려간다. 문장은 잘 이어지는지, 문단구성은 어떤지, 서술은 제대로 연결되고 있는지 보지 않는다. 그냥 쓴다. 용기가 가상하다. 브런치라는 공간도 세상에 드러내는 하나의 출구인데 그냥 날 것을 이렇게 드러내다니. 과거의 나로서는 용기가 아니라 용서가 안되는 일이었는데 이제 그런 생각조차 없다. 그렇게 나는 용감해졌다.

10. 내 삶의 키워드가 몇 단어로 정의된다. 새벽 / 독서 / 글 / 코칭.

이게 다다. 이 외에는 없다. 이렇게 나이 50에 4년간 새벽독서 / 1년 365일 매일 새벽5시 발행의 글을 써온 결과 나는 나를 규정지을 4개의 단어를 얻었다. 쾌거다. 내 삶이 걷는, 걸어야 할, 걸어내야만 할 길을 정하고 간다는 것은 선택받았다고밖에 표현할 길이 없다. 감사가 늘 넘치고 나는 더욱 나를 사랑하게 되었고 이 길만큼은 제대로 가고 싶어 나를 지속적으로 단도리시키고 이 길을 걷고자 하는 이를 만나면 나만큼 상대를 사랑해줄 풍요로움도 지니게 되었다.


브런치 1년.

구독자는 1500여명 가량

글은 470여개.

매일 새벽 5시 발행.


죽을 때, 내 인생을 돌아보면 기억나는 날보다 기억에서 지워진 날이 훨씬 많겠지.

그래도 누군가가 '기억나는 하루를 말해달라'고 한다면 몇몇 하루 중 오늘도 그 하루일 듯하다.


죽은 뒤

톨스토이에게 당신이 말한대로 '영혼이 이끄는 길'을 잘 따라걸었노라고.

스웨덴보그에게 당신이 에머슨에게 알려준대로 나도 그렇게 살려 애썼다고..

소로우에게 당신 덕에 내가 글에 담겨야 할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고

몽테뉴에게 '정신'을 알게 해주어 감사하다고

그렇게 나는 앞으로도 글에 진심이려 한다. 

이들을 만날 때.... 부끄럽거나 모자라지 않도록....


많은 독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아주 많이 부족한 글, 여러분들 덕에 성장했고 앞으로도 성장할 겁니다.

잘 쓰진 못해도 

진솔하게는 쓰겠습니다.

포장하지 않고 덧대지도 않을 겁니다.

그저 나를 드러내고 내 정신을 열어서 보여드리는 ...

그런 글로 나는 세상에 작은 점 하나... 찍겠습니다.


아주 많이 감사합니다.


* 삶의 지혜가 필요할 때 [지담북살롱]

지담북살롱 : 네이버 카페 (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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