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회 외출
선생님 여기요, 이거 드세요
반도의 흔한 남고생들과 함께 학회에 포스터 발표 하러 간 날, 따뜻한 순간이었다. 가족적인 분위기 학회로, 축제 같은 분위기에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 발표가 길어지고 축하 행사까지 겹쳐 저녁식사는 여덟시가 되어서야 시작됐다. 사람들로 빼곡히 가득찼다. 저녁으로 부페가 준비 되었는데, 부페 줄이 길어도 너무 길었다.
많은 사람들 속에서, 늦은 저녁으로 이미 혼이 나간 나이 든 선생과는 달리, 십대들은 배고픈 남고생 코스프레로 뷔페 줄 맨 앞으로 달려갔다. 그릇 가득 담긴 고기를 건네며 웃는 아이.
“선생님, 여기 선생님 거요. 맛있게 드세요.”
나는 순간 조금 당황했다. 자기가 좋아하는 고기를 한가득 담아와 소화력이 떨어지는 나에게 건네는 그 마음이 어찌나 소중하고 따뜻하게 느껴지던지. 마치 자기가 좋아하는 사과를 사과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에게 건네는 훈훈한 이야기 같다.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이 소중하다. 순수를 보는 이 시간과 이 장소가 얼마나 소중한가. 아이들의 순수가 그려질 수 있도록, 나는 강인한 하얀 스케치북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 아이들이 자유롭게 꿈과 마음을 그려 넣을 수 있는 배경이 되어 주고 싶다.
* 이야기는 남기고 싶은데, 그림 그릴 줄 몰라서 재미있게 보았던 신의철 작가의 '스쿨홀릭' 책에서 캐릭터를 따와서 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