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 배우며
48살 인생탐구보고서
1. 48살, 자기정체성이 필요한 나이
2. 나의 삶의 뿌리
3. 과거의 상처들과 결별하다
4. 두려워 말고 챌린지! 챌린지!
5. 독서에서 세상을 만나다
6. 제 2의 인생, 가능할까?
7. 살며 사랑하며 배우며
8. 나의 벽을 허물고 관계맺기 도전하기
9. 내게 주어진 이름, 엄마
10. 도전하는 50대, 건강한 60대를 꿈꾸며
1. 48살, 자기정체성이 필요한 나이
나이를 먹을수록 잘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보다는 내가 누구인지, 나는 어떤 삶을 살고자 하는지,
나의 삶이 가치 있는 삶인지 늘 고민하게 된다.
2~3년 전 나는 나의 늙음이 찾아오는 순간을 맞닥뜨렸다
흰 머리가 소복하게 자리잡기 시작했고 그저 달라질 것 없던 나의 일상 패턴들에 하나 둘 경고음이 켜지기 시작했다. 갑자기 몸무게가 7-8kg가 늘더니 여기저기 아픈 데가 늘고, 기분은 우울하고 무기력해지기 시작했다.
내 머릿속의 나의 이미지와 거울 속에서 보게 되는 나의 모습이 너무 괴리감이 커서 한동안 거울을 보지 않고 살았던 적도 있었다. 그저 나와는 무관하게 이 세월이 흘러갈 줄만 알았다. 나는 세월의 흐름에 한 발 비켜서서 그저 내 일상만 열심히 살고 있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을 삶의 울타리처럼 두르고 있었던 걸 깨달았다.
만약 이런 모습으로 죽게 된다면 너무 끔찍하겠구나.
삶의 마지막 마침표도 잘 찍고 가고 싶다. 마지막 모습이 곧 나의 삶을 통틀어 보여주는 한 순간일거라 생각하면 좋은 모습으로 이승의 순간들과 작별하고 싶다.
그래서 바로 헬스장으로 달려가 매일 2-3시간씩 운동을 시작했다. 외모 치장에는 관심 없었던 나인데도 피부에 드리워지는 세월의 흔적들이 밉고 싫다. 기미에 주름살이 늘고 머릿결의 탄력도 잃었고 탈모도 심해졌다. 무엇보다 속에서 올라오는 열기운 때문에 숙면도 어렵고 짜증나고 화가 난다.
나의 갱년기!
낯설기만 하다. 아직 내 안의 나는 어리기만 한 것 같은데 나는 40을 훌쩍 넘어 이제 곧 50을 바라보고 있다. 내면의 자아와 현실적 자아의 현격한 불일치에 당혹스럽고 때로는 슬프다. 하지만 어쩌랴.
나는 이제 늙어가고 있다. 나의 늙음 또한 나의 삶으로 인정해야 할 때인 것이다. 식단에 변화를 주어 여자에게 좋다는 콩류들 채소 과일 견과류 위주로 섭취하고, 매일 햇빛샤워 겸 반려견과 한낮 산책을 한다. 그 다음엔 또 헬스장으로 달려가 땀 흘리는 운동으로 컨디션을 지키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오후가 되면 학생들을 만나 5-6시간 공부를 한다. 이 시간이 시작되면 나는 한 순간의 빈틈도 없이
온전히 집중해야 한다. 이 세상과는 단절된 채 오로지 학생들과 수업 내용만이 존재하는 그 시간,
몰입과 집중의 연속. 일하는 이 순간에 긴장과 행복을 동시에 느낀다.
이토록 특별한 일 없는 소소한 일상들을 건강하게 지켜나가기 위해서라도 나는 삶의 속도를 조금 늦추기로 했다. 천천히 나를 돌아보고 삶을 재구성해야 할 시기가 온 것이다. 기꺼이 그 시간 속에 머물러 삶에 대해 탐구해 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