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4월에는 내 고향 목포 유달산에서 개나리 축제가 열린다
개나리뿐 아니라 목련, 동백, 벚꽃 등 꽃이란 꽃은 모두 피어있는 아름다운 산이다
아버지 생신이 음력 3월 4일이다. 그즈음의 주말을 이용하여 온 가족들이 모인다. 자그마치 8남매(딸 일곱 아들하나). 딸과 함께 사위들이 오고 손자손녀가 모이니 잔치집이 따로 없다.
유달산 한 자락에 어민동산이 있다. 나지막하여 부모님과 함께 온 가족이 차를 몇 대로 나누어 타고 그곳으로 간다.
함께 가다가 그룹이 나누어진다. 부모님 모시고 아래쪽에 있는 동생들도 있고. 더 위로 올라갔다 오는 그룹도 있다.
거의 해마다의 행사지만 오를 때마다 행복감이 물씬이다. 여기저기서 엄마, 아버지와 함께 사진 찍느라 차례를 정하기도 한다. 따뜻한 햇살 아래에서 부모님과 함께 하며 손을 잡아보고 뺨도 비비고 동생들과 하하 호호 웃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사람이 드문 이른 아침에는 일찍 일어나는 몇몇 동생들과 유달산을 오른다. 툭 떨어진 동백꽃에 취하여 가슴에 동백꽃을 피운다. 그래서 동백이는 세 번 핀다고 했던가 보다. 새 잎이 움트는 개나리의 생동감도 느낀다.
마냥 좋다. 일등바위에 올랐던 경험, 어떤 동생은 마당바위이야기, 또 다른 동생은 큰 절주변 이야기 등 우리는 쉴 새 없이 과거를 넘나들며 웃음꽃이 핀다.
항상 빠지지 않는 주제는 우리 8남매가 모두 졸업한 북교국민학교(지금은 북교초등학교) 운동장이다. 산 위에서 바라보면 운동장이 삼각형이다. 어찌 그리 작게 보이는지, 그곳을 바라보며 아버지와 함께 케리(개)를 데리고 가서 뛰어다녔던 어린 시절들을 얘기한다.
연애시절 새벽 등산 중이었다. 어떤 아주머니가 직접 만든 콩물(두유)을 팔고 계셨다. 누가 먼저 마시자고 했는지는 기억이 없으나 그 고소한 맛을 잊을 수가 없었다. 나는 또 그 얘길 꺼낸다.
"언니는 그때도 부지런했나 보네요"
- 연애할 때 새벽등산을 하시고, 대단하셔요 한다
어민동산 주변이나 한적한 곳을 찾아 돗자리를 깔고 준비해 온 간식을 먹으며 부모님과 한나절을 보낸다. 다시 차를 타고 유달산 뒤편 바닷가 대반동으로 드라이브한다.
바다가 보이는 멋진 카페에 들어가 또 이야기 꽃을 피운다. 동생들과 부모님을 뒤로하고 나는
대반동 바닷가를 바라보며 학창 시절의 추억에 잠긴다.
단발머리의 여고생 두 명이 바닷가를 걷고 있다. 세상 다 산 것 마냥 고민을 얘기하며 웃다가 울다가 호주머니 속의 오징어와 땅콩을 씹으며 친구와 산책했던 곳. 비 오는 날이면 빗방울과 바다 수면이 만나는 모습을 보며 우리도 미래의 어느 날에는 저렇게 만나자 했던 이곳.
꿈을 먹었던 그날들이 뇌리에 가득하다
그 친구는 어찌 사는지 하루도 안 보고는 못 살 것 같았는데 결혼 후로는 만나질 못했다.
내 인생의 봄은 이곳이 아닐까
꿈을 키워주었던 고향
추억이 가득한 내 고향 목포
그곳의 모습이 그칠 줄 모르고 눈앞에 아른거린다. 나이가 들어서일까 과거의 일에, 옛날 모습에 많이 멈춰지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