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은 "시민의 발"이라는 별명 뒤에 숨겨진 ‘합법적 인간 통조림 공장’이다. 승객을 정어리처럼 촘촘히 다져 넣어 목적지라는 물류 창고로 배송하는 고도의 운송 시스템이다.
이곳의 기괴한 이중성은 ‘물리적 밀착과 심리적 단절’에 있다. 타인의 심장 박동이 느껴질 만큼 가깝지만, 눈은 스마트폰에 고정한 채 서로를‘움직이는 장애물’ 취급한다. 이 좁은 공간에서 서로를 완벽히 유령 취급하는 행위는 배려가 아니라, 타인의 불행에 전염되지 않으려는‘정서적 방역’이다.
또한, 이곳은 ‘침묵의 생존 서바이벌’ 장이다. 빈 좌석을 향한 눈치싸움은 하이에나보다 날카롭지만, 자리에 앉는 순간 세상에서 가장 무해한 표정으로 졸기 시작한다.
발을 밟았을 땐 세상 미안해하다가도, 내릴 때가 되면 앞사람을 짐짝처럼 밀쳐내는 ‘선택적 예의’는 지하철이 선사하는 최고의 블랙코미디다.
결국 지하철은 ‘신속함’을 선물하고 ‘인간의 존엄’을 담보로 가져갔다. 역에 쏟아져 나오는 무표정한 얼굴들은 방금 공장 라인을 통과해 나온 신선도 낮은 통조림과 다를 바 없다.
[오늘의 의미]
오늘 지하철에서 스마트폰 화면만 보느라 거울 속 자신의 무표정한 안색조차 살피지 못했다면, 잠시 고개를 들어 차창에 비친 내 모습을 보세요. 당신은 배송되어야 할 물건이 아니라, 그 깡통을 열고 나와 숨을 쉬어야 할 주인이라는 사실을 잊지 마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