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와 F 사이 어디쯤.......
모임에서 이야기 끝에 누군가 말했다.
선생님 T죠? 완전 T 같아요.
T? 나는 한 번도 내가 T일 거라는 생각은 못 했다. 게다가 글을 쓰는 사람에게 T라는 말은 좋은 의미로 들리지 않아 뻘쭘했다.
모임이 끝나고 골똘히 생각했다. 그 친구는 왜 나를 그렇게 느꼈을까.
나는 공감이 부족한가?
나는 좀 냉정한 편인가?
곰곰이 생각하니 나는 ‘효율적’이라는 말을 자주 사용했다. 감정에 대해서도 낭비하거나 소비하지 말아야 한다고 판단했다.
다른 이의 싫은 소리에도 감정이 상하지 않았다.
그럴 수도 있지.
그건 네 생각이지.
이런 마음이었다. 인간관계에도 적당한 거리를 두었다. 회피형인 데다 피곤한 관계를 싫어하는 나를 위한 선택이었다.
다른 이의 삶에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다. 상대의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였고 상대의 사정이나 마음을 유추하지 않았다. 그러니까 하지 않았던 말이나 할 수 없었던 말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못했다.
이혼을 바랐던 선생님이 드디어 이혼하게 됐다며 펑펑 울었을 때 잘된 일 아닌가. 바랐던 일인데 왜 우시지? 그런 생각을 했다. 과거를 서둘러 매듭짓고 빛이 나는 쪽으로 걸으면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원하지만, 원하지 않았던 그런 마음을 이해하지 못했던 것 같다.
그럼에도 나는 인간에 대한 사랑이 부족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때때로 상대의 깊은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 것을 깨닫는 순간 굉장히 송구한 마음이 들고는 하니까. 나는 손이 많이 가는 인간이지만 몹쓸 인간은 아니다. 감정을 크게 공감하지는 못하지만 그렇다고 냉정하다거나 건조하다거나 그런 인간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오늘 문득 나를 위한 변명을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