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이야기 8>
미래가 또 새로운 담배에 불을 붙이려는 찰나, 교토의 울음소리가 들렸다. 교토 덕분에 미래의 줄담배가 끝이 났다. 미래는 급히 일어났고 나도 따라 일어서려는데 다리가 저려 다시 주저앉았다. 울음소리를 좇아 마당을 보니 교토가 마당에 고꾸라져 있었다. 토방에서 마당으로 내려오다 그렇게 된 것 같았다. 미래가 나를 향해 소리쳤다.
아줌마, 저도 잔치에 초대할 거죠? 고시 이모도 같이 가요. 아줌마도 고시 이모랑은 친하잖아요.
고시 이모?
더 묻지도 못했는데 미래가 교토를 안고 집안으로 사라졌다. 고시 이모가 누군데? 소리를 질렀더니 야옹, 야옹, 교토의 목소리만 나지막하게 들렸다.
나와 친하다면 미옥이를 말하는 건가.
미옥이가 왜 고시이모지? 내가 알기로는 미옥인 공부에 취미가 없다.
학교 다닐 때도 겨우 꼴등을 면하는 수준이었다. 둘이 친했나? 나는 고개를 갸우뚱하며 다리를 절뚝이며 집 안으로 들어왔다. 차분히 혼자 생일을 보내려 했으나 방정맞은 입 때문에 틀린 것 같다. 판이 점점 커지는 모양새다. 그래, 혼자보다 나을지도 몰라. 나는 상황에 따라 포기가 빠른 편이었다.
교토는……괜찮을 것이다. 원래도 엄살이 심했다.
지금도 나는 교토의 뒷다리에 의문을 갖고 있다. 다친 지가 언젠데 아직까지 절뚝이 다니.
일부러 쥐들에게 당하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교토가 당할수록 미래의 애정은 더욱 깊어졌으니. 교토 뒷다리는 미래 앞에서 더욱 절뚝인 듯 보였다.
영악한 교토.
교토의 애달픈 울음소리를 뒤로 하고 집안으로 들어왔다.
예순이 되면 운기가 바뀐다니 오늘부터 내 운기도 바뀌게 될까.
당장은 아니겠지만 운기에 바람을 타면 서서히 상승할 것이다.
픽, 웃음이 나왔다. 원장처럼 연애를 할 수도 있겠다. 아기자기하고 소소한 재미를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연애세포가 살아나려는 건지 생각만 해도 실실 웃음이 나왔다.
그럼, 화장을 해볼까.
거울 속 은순은 예순을 그대로 산 얼굴이었다. 팔자주름이 선명했고 눈가와 입가에는 잔주름이 많았다. 피부도 칙칙했다. 화장이 짙어질수록 거울 속 은순은 젊어졌다. 화사한 립스틱을 골라 볼까. 붉은색이 화사해 보일 것 같았는데 막상 바르니 입술만 둥둥 떠나는 것 같았다.
결국 평소 바르던 연한 갈색 립스틱을 골랐다. 마지막으로 휑한 두피에 부분 가발을 썼다. 사놓고 한 번도 써보지 못했는데 거울 속 은순은 다섯 살이 젊어졌다.
미래도 외출 준비를 하고 있나 고개를 쭉 빼고 마당을 살피는데 은행나무 아래서 하얀 연기가 피어올랐다.
미래가 또?
급히 나와 은행나무 쪽으로 갔는데 미옥이었다. 나를 보고도 미옥은 태연히 웃으며 담배를 피웠다.
다음 화 : 동네 왕따 삼인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