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왕따 삼인방

<교토이야기 9>

by 용작가

너도 여기서 담배를 피워?

담배 피우라고 의자랑 깡통 가져다 둔 거잖아.


미래는 할머니가 있어 그런다고 치지만 너는 왜?


언니, 여기가 담배 피우기 최적의 장소야, 밖에서 보이지도 않고. 우리 집은 알다시피 마당이라고 할 곳이 없잖아. 방에서는 피울 수 없으니까.


미옥이가 좀 봐줘라는 얼굴로 내 어깨를 밀었다. 나도 모르게 은행나무 주변이 둘의 흡연구역이 된 셈이었다. 잘한 건지, 못한 건지 모르겠다. 미옥이나 미래 모두 편하게 담배 피울 곳이 생겼으니 금연은 더욱 불가능해졌다.


어색하게 웃던 미옥이 물었다.


오늘 수요일인데, 병원 그만뒀어?

휴가 냈어. 생일이거든.


생일이 별 거냐면서?


그냥 생일이 아니야, 나 이제 예순이다.


오, 환갑잔치 해야겠네.


그러려고, 오늘 읍내 나갈래?


진짜로 하는 거야? 가야지, 왕따끼리 잘 지내야지.


누가 왕따인데?


언니랑 미래, 그리고 나까지 왕따 삼인방이야.


내가 왜? 나는 그냥 동네 사람들이랑 얽히기 싫어 말을 하지 않은 것뿐이다. 그렇다고 아예 인사를 하지 않고 지내는 것은 아니었다. 나도 모르게 왕따가 될 수 있나.


너는 왜 왕따야?


액운이 많아서.


어릴 적부터 봐왔던 사람들이니 그런 것은 아닐 것이다. 바람에 묻어온 소문은 많은데 대놓고 확인할 수도 없고 젊은 미옥이 안쓰럽기도 하고 애가 타기도 해 쉽게 말을 붙이기 어려웠을 것이다.


미래가 널 고시 이모라고 부르더라. 네가 왜 고시 이모야?


고시생이나 마찬가지니까. 매일 공부하거든.


무슨?


이런저런 자격증을 따고 있어. 방바닥에 배를 깔고 책을 보고 있으면 좋아. 어릴 때 공부를 할 걸 그랬지. 나 여기 와서 다섯 개도 넘게 자격증을 땄어. 근데 일을 구할 수가 없어. 자신이 없기도 하고.


미옥이 세상을 외면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 자격증을 따는 것인가 보다. 공부를 하면서 현실을 잊고 자격증을 취득하면서 성취감을 느끼는 것이다. 자격증을 써먹든 말든 과거를 잊을 수 있는 일에 집중하는 건 좋은 일이다.


묻는 김에 목포에서의 일도 물을까 싶다. 왜 돌아왔는지, 동네에서 도는 소문이 맞는지 확인하고 싶었다. 미옥의 눈치를 살피고 있는데 미옥이 깡통에 담뱃재를 털며 말했다.


다음 화: 죽더라도 고향에서는 죽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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