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이야기 10>
언니, 인생 참 희한해. 좋은 것이 나쁜 것이 되기도 하고 나쁜 것이 좋은 것이 되기도 해. 나 있잖아. 결혼해 살았을 때 애가 생기지 않아 무척 애를 먹었거든. 진짜 우울하고 그랬어. 근데 남편이 죽고 나니 다들 애가 없어서 다행이라고 하더라. 듣고 보니 맞다 싶기도 하고. 애가 있었다면 더 힘들지 않았을까?
외롭지는 않겠지.
모르겠어. 그냥 세상이 억울하고 분해. 시간이 지났는데도 마음이……마음이 그대로야. 남편이 낸 빚인데 내가 왜 욕을 먹는가 싶고. 난 한 번도 풍족하게 살아본 적이 없어. 남편이 여러 사업을 했다는 것도 돈을 빌려 돌려 막기 했다는 것도 죽고 나서야 알았어.
그렇구나, 소문은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빚으로 인한 남편의 자살은 맞았고 빚 때문에 이혼했다는 말은 틀렸다. 불임은 맞았지만 불륜은 없었다. 원래 소문은 그런 것이겠지.
생일 때문이라더니 아니었네.
생일을 한 번도 안 챙긴 거는 맞아. 무심한 사람이랑은 못 살겠다 생각하기도 했지. 그리고 뭐, 생일 때문에 이혼했다면 나도 좀 대단한 여자처럼 보일 것 같기도 하고. 진실을 말하려면 자꾸 해명이나 변명을 같이 하게 돼. 사람들은 진실을 말하라면서 내 말을 제대로 듣지를 않아. 그래서 자꾸 난 이유를 달고. 남편이 남의 돈으로 돌려 막기를 했는데 몰랐다는 게 말이 되냐, 너도 남의 돈으로 먹고 산 것 아니냐, 너도 천벌을 받아야 된다, 그러는데 난 진짜 몰랐거든. 사람들이 원하는 진실이 뭔지도 모르겠고. 사람들이 너무 무서웠어. 갈 곳도 없고 그냥 죽자 싶어 고향으로 왔는데 아직까지 살아 있어.
죽더라도 고향에서는 죽지 마.
왜?
너 여기서 죽으면 뒷말이 얼마나 많겠어. 그렇잖아도 소문 많은 동네인데.
하, 고향에서 죽지도 못하다니.
갑자기 미옥이 깔깔 웃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고개를 쭉 빼고 미래네를 살폈다.
언니, 교토 봤지? 사람 말을 알아듣는 영리한 고양이가 왕따 당하고 쫓기고 다치고 얼마나 힘들겠어. 교토도 죽지 못해 사는지 몰라.
사람 말을 알아듣는다니.
다른 집 개, 고양이도 이름 정도는 알아들어.
나는 미옥이 제정신인가 싶어 목소리를 높였다.
교토가 알아듣는 걸 어떻게 알아?
알지, 알지. 느낌으로.
오랜 공부 탓인지 시골 생활 탓인지 미옥이도 참 많이 변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교토 말이야, 보통 고양이가 아니야. 교토를 보고 있으면 뭔가 위로가 돼. 사람한테 느끼지 못하는 안정감이 있어. 질문이 없어서 그런가.
교토 때문에 은행나무에서 담배를 피운다는 소리로 들렸다. 마당이 없어 집에서는 피울 수 없다는 말은 핑계였다.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는 고양이라, 좋은 것 같았다. 영리하든 말든 잔머리를 쓰든 말든 무슨 소용인가. 곁에 있는 것으로 마음이 편해진다면 그것으로 충분했다.
다음 화: 교토의 뒷다리, 진실이 밝혀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