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의 뒷다리, 진실이 밝혀질까?

<r교토이야기 11>

by 용작가

우리 셋은 왕따인데 교토는 팬이 많아 좋겠다. 어쨌든 읍내 나갈 거지? 준비하고 마을 회관 앞에서 만나자. 예쁜 옷 입고 와. 원피스 같은 거.


미옥은 언니보다 나이가 어린것으로 충분히 예쁜 것 아니냐는 너스레를 떨었다. 미옥의 웃음은 늘 입꼬리에 살짝 걸리다 말았는데 지금은 환하게 웃고 있다.


젊어서 좋겠다, 한 소리 했더니 그럼 두고 봐, 얼마나 달라지는지, 그렇게 급히 사라졌다.


미래 때문인지 미옥이 때문인지 아니면 생일 때문인지 기분이 올라가는 느낌이었다.


설마 교토 때문인가.



셋은 해가 쨍쨍한 점심 무렵에야 마을회관에서 만났다. 회관 앞에 세워둔 자동차 문을 열자 뜨거운 열기로 얼굴이 달아올랐다.


기껏 꾸미고 오라고 했더니 미옥인 운동복 바지에 야구모자 차림이었다. 미래는 겨우 세수만 하고 나타났다.

나를 빛나게 하려고 그런 건가. 셋 중 예순을 맞은 내가 가장 화려했다. 무엇보다 고심 끝에 고른 빨간 구두가 빛을 받아 더욱 반짝거렸다.

미래의 품에는 다리가 불편한 교토가 함께였다.


아줌마, 가는 길에 동물병원에 들를 수 있어요?


그래, 가자.


사실 나도 궁금했다. 교토의 뒷다리가.


마을회관에서 점심을 먹던 노인들이 소리를 들었는지 창문을 열고 내다봤다.


넷이 어디 가나?


셋 아닌가. 고개를 갸우뚱하는데 교토가 야옹 소리를 내며 자신의 존재를 확인시켰다.


오늘 생일이거든요. 예순이 됐어요.


아이고, 젊네. 아주 젊어.


주걱을 든 할머니가 창창한 나이라며 부럽다고 했다.


미옥이 맛있는 거 먹고 와라, 사람이 기운이 있어야 돼.


미옥이 정도면 기운이 넘치지, 살찐 거 봐.


다른 노인들이 목소리를 보탰다.


미옥이 눈을 흘겼지만 모두들 큰 소리로 웃었다. 웃음소리와 교토의 울음소리가 쨍쨍한 빛을 타고 마을 전체로 퍼져나갔다.


오늘은 정말 신나게 놀아야지.


원장 속은 부글부글 끓겠지만 아무려나 괜찮았다. 휴가니까. 전화를 하지 않은 걸 보면 그래도 사람의 도리는 하는 위인이다. 미옥과 미래도 오랜만의 외출로 들뜬 듯이 보였다.


교토도 좋으려나.


나는 액셀을 밟으며 교토의 뒷다리를 바라보았다. 교토의 진실은 뭘까.


그렇게 우리 셋과 교토는 자동차에 한 자리씩 차지했다. 나는 액셀러레이터를 힘껏 밟았다. 자동차 꽁무니에 뭍은 노인들의 시선에도 나의 애마 모닝은 작은 체구를 흔들며 경쾌하게 마을을 빠져나갔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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