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이 이야기를 쓰고 싶을까.
세상엔 다양한 사람들이 살아간다.
열정적으로 사는 사람도 있고, 느리게 살아가는 사람도 있다.
나는 느리게 가는 사람이다. 그저 천천히 걷는 것뿐인데, 주위 사람들은 나를 안타깝게 바라본다. 대놓고 참견하는 사람도 있다.
배운 걸 써먹어야지.
완전 베짱이라니까.
넌 좀 치열하게 살아야 해.
나는 베짱이의 삶을 선택했다. 조금 벌고 덜 쓰며, 숨이 차지 않는 속도로 걷고 싶었다. 그래서 차분하게 걷기로 했다.
사실 나는 치열하게 살고 싶지 않다. ‘치열하다’는 단어가 너무나 싫다. 그런 말을 들으면 내 삶이 초라해지는 것 같아 죄책감이 든다.
세상에 하찮은 인생은 없다.
누구도 사람의 인생을 자로 재듯 평가할 수 없다.
나는 세상에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없다고 믿는다. 그저 인연 따라 좋거나 나쁘거나 할 뿐이다.
이번에 쓸 소설은 〈교토 이야기〉이다.
해남 땅끝마을에서 물리치료사로 혼자 사는 여자, 안은순.
세상과 동떨어져 조용한 삶을 즐기는 그녀는 결혼도 하지 않았고, 모아둔 돈도 많지 않다. 그럼에도 그녀의 하루는 평화롭게 돌아간다.
은순은 동네에서 미옥과 미래, 그리고 고양이 교토와 친하다.
남편의 자살로 고향으로 돌아온 미옥, 일본인 엄마와의 이별로 할머니와 살게 된 미래, 쥐들의 공격으로 다리를 다친 고양이 교토.
그들은 세상에서 멀찍이 떨어져 나간 인물들이다.
나는 그들의 이야기를 쓰고 싶다. 그곳의 인생도 아름답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그리고 이 이야기가, 천천히 걷는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길 바란다.
� 내일부터, 화요일부터 〈교토 이야기〉를 연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