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마흔 즈음~사회 초년생이 되었다

by 뚝이샘

딸아, 엄마는 마흔이 조금 못되어~

사회 초년생이 되었다.


이 말을 들으면
너는 아마 웃겠지.
“엄마가 무슨 사회 초년생이야.” 하고.


하지만 정말 그랬단다.

엄마는 오랫동안 공부만 하며 살았어.
시험을 준비하던 긴 시간 동안
비슷한 방향을 바라보는 사람들 속에 있었지.

열심히 하면 통하는 세계,
노력하면 인정받는 세계.

그래서 세상도 다 그럴 줄 알았어.



그러나 너도 알겠지만~

엄마는 오랜 기간 불합격을 했고,

임용을 정리하고 특별한 학교에 임용되었지.



그토록 오고 싶었던 학교에서
엄마는 학생들에게만큼은 늘 진심이었어.
그 마음은 지금도 변하지 않았단다.


그런데 학교는 학생만 있는 곳이 아니었어.

동료 선생님들과의 관계 속에서
엄마는 또 다른 배움을 시작했지.


생각이 다를 수 있다는 것,
표현이 다를 수 있다는 것,
겉으로는 웃고 있어도
마음은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것.


엄마는 세상을~ 사회를 조금 늦게 알았어.
세상에는 나와 결이 다른 사람들이 정말 많다는 걸.

상처도 받았단다.

왜 내 진심이 그대로 전해지지 않을까,
왜 나는 이렇게까지 마음을 쓰고 있을까,
조용히 속상해하던 날도 있었어.


그런데 어느 날 생각을 바꿨지.

‘아, 나 지금 공부 중이구나.’

사람을 배우는 공부.
마음을 다루는 공부.
상처를 받아도 무너지지 않는 법을 배우는 공부.

게다가 월급까지 받으면서 배우고 있다니,
이건 참 고마운 인생 수업이 아닐까 싶었어.



딸아, 나중에 네가 사회에 나가면
엄마도 이렇게 말했다는 걸 기억해 줘.


진심은 지키되,
모든 마음을 다 내어주지는 않아도 된다고.

상처는 피할 수 없지만
그 상처가 너를 정의하게 두지는 말라고.


엄마는 아직도 배우는 중이야.
마흔 즈음~ 사회 초년생이 되었지만
괜찮아.


조금 늦게 배워도 깊게 배우면 되니까.

언젠가 네가 사람 때문에 속상해하는 날이 온다면
엄마는 오늘의 이 이야기를
조용히 꺼내 들려줄 거야.

“엄마도 그랬어.” 하고.

그리고 말해주고 싶다.

사람 공부는 끝이 없지만,
그 공부를 통해 우리는 조금 더 단단해진단다.


오늘도 엄마는
기쁜 마음으로 배우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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