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남편이 많이 힘들다.
사업이 어려워졌다는 말을 들었을 때,
나는 숨이 잠시 멎는 듯했다.
그런 남편을 보며
예전의 내가 떠올랐다.
매년 불합격 소식을 확인하던 시절,
세상이 끝난 것 같던 그때,
남편은 내게 늘 이렇게 말했다.
“뚝이야, 불합격했다고 해도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아.
이렇게 잘 안될수록 맛있는 거 더 챙겨 먹고,
더 많이 웃고, 평소처럼 지내는 거야.
네 주변은 아무것도 달라진 것이 없어.”
그 말을 듣던 나는
수없이 무너지고 또 일어섰다.
이번엔 내가 그 말을
그에게 돌려주었다.
“여보,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아.
여보도 우리 가족 생각해서
더 잘 챙겨 먹고, 더 많이 웃고, 힘내.
이번엔 내가 지켜줄게.”
그리고 딸에게도 말했다.
“딸, 아빠가 잠시 힘든 것뿐이야.
아빠는 반드시 해낼 사람이란 거 알지?
달라지는 건 없어.
우리 딸도 기죽지 말고, 당당하게.”
딸은 잠시의 머뭇거림도 없이,
그 한마디에
참았던 눈물이 터졌다.
나만 불안했던 거였다.
대문자 T 부녀는
각자의 자리에서
묵묵히 제 역할을 하고 있었구나.
그래, 이번엔 내가 버틸 차례다.
내가 웃으면,
우리 가족도 다시 웃을 것이다.
가족이란, 누군가 한 명이 무너질 때
다른 누군가가 대신 서주는 관계.
오늘은, 내가 더 많이 웃어야 하는 날이다.
사랑은, 결국 누군가가 먼저 웃는 일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