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이상하게 자존심이 부려진다.
예전엔 자존심 없는 사람이라 생각했다.
싸움될까 봐, 상처받을까 봐,
늘 나는 한발 물러서던 사람이다.
그런 내가 요즘 자꾸 자존심이 부려져
사전을 찾아본다.
자존심(自尊心) — 남에게 굽힘 없이
자기 스스로 높은 품위를 지키려는 마음.
자신감(自信感) — 자기 능력이나 가치에 대해
스스로 믿고 확신하는 마음.
그 문장을 읽고 생각했다.
나는 자신감은 있었지만,
자존심은 없던 사람이다.
그런데...
요즘 남편 사업이 어렵다.
그리고 이상하게, 나에게 자존심이 생긴다.
예전엔 내가 제일 먼저 잠드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요즘은 다르다.
투잡을 하느라
우리 부부 모두 늦게 퇴근하지만,
나는 퇴근하는 남편을 꼭 보고 잔다.
한마디라도, 눈빛 하나라도 나누고 잔다.
“여보 오늘도 수고했어.고생 많았어.”
그 말 한마디를 들은 남편의 어깨가
조금은 덜 무겁게 느껴지길 바라며.
평소 안 하던 요리도 한다.
맛은 조금 부족해도
여러 가지 반찬은 아니더라도
따뜻한 밥을 챙겨 먹인다.
혹여 남편 몸 상할까 봐
아침마다 과일 도시락을 챙긴다.
과일을 담으며 마음속으로 조용히 기도한다.
'자존심 강한 우리 남편~
자존심 다치지 않게 다시 굳건히 설 수 있는 힘주세요.’
그것이 요즘 내가 자존심 부리는 법이다.
그리고 그 사람의 자존심을 지켜주는 일이다.
남편은 늘 내 자존심을 세워주던 사람이었다.
임용고시에 몇 번이고 떨어져도
“뚝이야~ 기죽지 마. 합격할 때까지 하는 거야.
불합격한다고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아.”
힘이 되는 말을 해주던 사람.
이제는 내가 그에게 힘이 되고 싶다.
그의 자존심을 지켜주고 싶다.
“여보, 괜찮아. 우리 부부 충분히 해낼 수 있어.
여보는 반드시 해낼 사람이야."
그 말 한마디로 남편이 힘을 얻기 바란다.
남편의 자존심을 다시 세워줄 수 있다면,
그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사랑의 가장 따뜻한 표현일 것이다.
임용고시 시절엔 자신감도 자존심도 없었다.
그저 버티는 게 전부였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할 수 있다는 믿음(자신감)도,
나를 귀하게 여기는 마음(자존심)도,
조금씩 자라나고 있다.
그리고 이제는 안다.
그 사람의 자존심을 세워주는 일,
그것이 나의 품위이자~
우리 사랑의 마지막 자존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