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나를 믿어준 시간들이
결국 내가 나를 믿게 된 시간이었다.
남편은 늘 내게 말했다.
“괜찮아. 우리 뚝이는 뭐든 잘 해낼 사람이야.”
그 말은 지친 하루의 끝에서도
나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주문이었다.
임용에 계속 떨어지고, 육아와 일을 동시에 붙잡지 못해
자존감이 바닥나던 날에도 그는 흔들리지 않았다.
“나는 우리 뚝이 믿어. 아무것도 걱정하지 마.”
그 믿음은 내가 살아가는 이유가 되었고,
결국 나를 지금의 나로 만들었다.
시간이 흘러, 이번엔 남편이 흔들렸다.
많은 걱정들로 깊게 잠들지 못하고
새벽마다 책상 앞에 앉아 계산기를 두드린다.
서류철을 한참 들여다본다.
나는 그 옆에서 조용히 숨죽이며, 그를 지켜본다.
이번엔 내가 믿어줄 차례라는 걸
느낌으로 나는 알 수 있었다.
나는 울지 않았다. 대신 움직였다.
은행 창구와 관공서를 오가며 서류를 챙기고,
딸을 더 꼼꼼히 챙긴다.
남편에게 부탁만 하는 아내였는데~
이제 내 할일을 알아서 한다.
그리고 우리 집의 가장인 남편의 도시락을 챙긴다.
우리 가족의 리듬을 지킨다.
작은 일상 하나하나가 우리 집을 지켜주고 있다.
내가 우리 집의 중심이 되어 우리 가족을 지킨다.
밤이면, 남편과 하루 일과를 나눈다.
서로가 투잡 하느라 늦게 오지만~
늦은 시간에도 하루 일과를 나누는 것을~
하루의 마음을 나는 것을 잊지 않는다.
“이제 뚝이 네가 우리 집의 기둥이야.
뚝이 네가 너와 우리 딸을 지켜줘.”
그 말이 내 마음 깊은 곳에서 오래 울렸다.
생각해 보면,
남편이 내 자존심을 세워주던 시간들이
결국 내가 나를 세우는 힘이 되어 있었다.
그의 믿음이 내게 자라나 이제는 내가
그를 믿어주는 사람으로 서 있다.
흔들릴 때마다 깨닫는다.
사랑은 무너지지 않는다는 걸.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두 사람이면
어떤 바람도 견딜 수 있다는 걸.
오늘도 나는 조용히, 묵묵히,
우리 가족을 가장 따뜻한 곳으로 이끈다.
나를 믿어준 사람에게
이제는 내가 믿음을 건넨다.
이 마음을 오래 간직하고 싶어 글로 남겨본다.
“그의 믿음이 나를 세웠고,
이제는 내가 그를 믿어주는 사람으로 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