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용시험을 아홉 번이나 보는 동안,
우리 시어머님은 단 한 번도 ‘시험’ 이야기를 꺼내지 않으셨다.
“이번엔 어땠니?”
“잘 봤니?”
그 흔한 물음 한마디 없었다.
그저 시험공부 중에, 시험 끝나고,
공부하는 막내며느리 밥 굶을 까봐.
"밥은 먹고 다니니?"
"밥 굶지 말고, 꼭 챙겨 먹고 다니렴."
"밥 먹으러 집에 들르렴."
우리 어머님은 따듯한 밥을 차려주시고,
말없이 내 옆을 지켜주셨다.
불안한 마음이 들끓을 때면 따뜻한 국 한 술을 떠주시며
그저 조용히 나를 바라보셨다.
그 긴 세월이 지나
임용을 마무리한 어느 날,
나는 조심스레 여쭈었다.
“어머님, 제가 부담될까 봐
시험 얘기 먼저 안 하셨던 거죠?”
어머님은 잠시 웃으며 말씀하셨다.
“그렇지. 그리고 물어보면 뭐 하냐.
합격하면 어련히 알아서 말하지.
그만한 이유가 있으니까 공부하는거겠지.
다 이유가 있겠지~.”
"어머님. 저 시험 엄청 많이 봤는데,
어쩜 그리 한 번도 그만하라고 안 하셨어요?"
"이 또한 그만한 이유가 있으니까 했겠지.
내가 뭐라고 그만하라~ 라마 하니.
너희 부부가 다 생각하고 하는 거겠지.
엄마가 뭐 아냐.
엄마는 그냥 마음속으로 너희들 잘 되라고
기도하며 기다리는 거지."
그 한마디에 코끝이 시렸다.
묻지 않음으로 믿어주고, 기다림으로 사랑해 주셨던 분.
사랑은 다그침이 아니라,
끝까지 믿어주는 마음이라는 걸.
그리고 그 믿음 덕분에
나는 끝내 버틸 수 있었다.
비록 합격으로는 마무리 못했지만~
어머님의 숭고한 사랑과 믿음 덕분에
9번 불합격한 막내며느리가
임용을 정리하고 이렇게 하루하루 씩씩하게 오늘도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