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나이에 무슨 수능이냐고요?

by 뚝이샘

이 나이에 무슨 수능이냐고요?

이 나이라서 더 간절했습니다


“선생님, 저 이번에 수능 보고 싶어요.”

조용한 교실 안에서 그분의 눈빛이 반짝였어요.

“예. 그럼요. 그럼요^^ 가능하죠~”

그분은 수줍게 웃으셨습니다.

“60이 넘어서 무슨 수능이냐고들 하겠죠.
그래도 한 번쯤은 해보고 싶었어요.
내가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보고 싶었거든요.”



그 말 한 줄에 가슴이 뭉클해졌습니다.

덕분에 우리 반은

성인학생 3분이 수능에 도전합니다.

우리 성인학생들에게 수능은 단순한 시험이 아니라,
자신에게 건네는 두 번째 도전장입니다.

누군가에게 수능은 입시의 끝이지만,
이분들에게 수능은 배움의 시작이었습니다.

“요즘 기억력은 예전 같지 않아요.
그래도 교실에 앉아 있으면 참 좋아요.
칠판 글씨가 이렇게 반가운 줄 몰랐어요.”


우리 학생들 대단하죠?^^
그 웃음 속에는 세월의 깊이와,
포기하지 않는 마음의 빛이 함께 있었어요.


수능을 앞둔 학생들에게 담임으로서
작은 초콜릿 상자를 포장했습니다.

‘합격’을 기원하는 선물이 아니라,
‘용기’를 응원하는 선물이었습니다.

“선생님, 이게 뭐예요?”
“응원 초콜릿이에요. 수능 도전~대단하신 거예요. 겁내지 마시고 마음 편히 다녀오세요.”


우리 학생들 연신 감사하단다.

눈물이 난다.

“선생님, 제가 이렇게까지 응원받을 줄 몰랐어요.
그냥 혼자 하는 일이라 생각했는데…
누군가 내 도전을 기억해 준다는 게,
이렇게 눈물 나는 일이네요.”


그 말을 듣는 순간,
내 눈시울이 먼저 뜨거워졌습니다.

누구는 말합니다.
“이 나이에 무슨 수능이야.”
하지만 저는 이제 압니다.

이 나이라서, 더 간절했음을.

이 나이라서, 두려움보다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더 컸음을.

이 나이라서, 그 도전이 더 눈부셨음을.



그날, 교실 문을 닫고 나오는 길.
손끝에 남은 초콜릿 향이 오래도록 따뜻했습니다.

그 향기 속에는 학생분들의 세월,
학생분들의 눈물, 그리고 여전히 꺼지지 않은 꿈이 섞여 있었습니다.


점수는 잊힐지 몰라도,

수능 날의 떨림은 오래 남을 겁니다.

배움에는 나이가 없다는 말,
오늘, 그 말의 진짜 얼굴을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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