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번이나 임용을 준비하던 시절,
어머님은 단 한 번도
나에게 “이제 그만해라”라는 말씀을 하지 않으셨다.
지쳐 보일 때도,
결과가 아쉬울 때도,
내가 나조차 못 믿던 날에도
어머님은 늘 한결같았다.
"밥은 꼭 잘 챙겨 먹고"
임용을 마무리한 어느 날, 어머님께 물었다.
“어머님… 왜 한 번도
그만하라고 하지 않으셨어요?
어머님은 차분하게 말씀하셨다.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겠지.
너희 부부가 다 생각이 있겠지"
"OO엄마야~
세상을 그렇게 바라보면 돼.
더욱이 너희 부부가 그렇게 서로를 바라보면 돼.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겠지 생각하면
아무 문제가 없단다."
그 말은 가장 큰 위로였고,
나의 마음에 가장 큰 안정감을 주었다.
더욱이 멋진 어머님의 그 말씀이
지금의 내가 사람을 바라보는,
삶을 대하는 기준이 되었다.
누군가의 행동 뒤에 이유가 있다는 믿음.
그 믿음이 관계를 더 단단하게 지켜준다는 것도.
그렇게 마음이 한층 단단해진 어느 날,
집에서 작은 사건이 일어났다.
남편이 또 양말을 뒤집어 벗어놓은 것이다.
익숙한 풍경이라지만… 그래도 양말은 양말이다.
나는 조용히 말했다.
“여보… 양말 좀 제대로 벗어줘…”
옆에서 상황을 지켜보던 딸이 갑자기 한마디 툭 던졌다.
“엄마~ 아빠도 다~ 이유가 있겠지.”
아뿔싸~~~
나는 잠시 멈칫했다.
그래, 맞다.
하지만—
나는 마지막 남은 침착함으로
거실 바닥의 뒤집힌 양말을
온전히 다시 뒤집으면서 말한다.
"딸~ 다 이유가 있어도
아빠 양말엔 이유불문이지 않을까?"
오늘도 어금니를 꽉 깨물며 마음 수양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