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힘은
문제 풀이 실력이 아니다.
넘어져도 다시 일어설 마음의 근력이다.
하지만 그 한마디로는
내가 버텨온 이유를 설명할 수 없다.
내가 다시 책상 앞에 앉을 수 있었던 힘은
합격이 아니라 집의 온기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딸은 작은 손으로 내 손을 꼭 잡아주었고,
남편은 말없이 나를 지켜주었다.
우리 집은 내가 실패한 날에도 나를 비난하지 않는 집이었다.
“그만할래.”
내가 말할 때까지 나의 꿈을 함께 응원해 주었다.
그 조용한 믿음이
해마다 무너진 나를 다시 세웠다.
그 따뜻한 온기가 내 마음의 근력을 천천히 단단하게 만들었다.
아이들도 똑같을 듯하다.
성적이 좋지 않았다는 사실을
가장 먼저 알고 있는 건 아이 자신이다.
이미 속상하고, 이미 죄책감에 눌려 있고,
이미 마음이 바닥에 닿아 있다.
그런 아이에게 집으로 가는 길까지 무겁다면
그 아이는 어디에서 마음을 회복할 수 있을까?
집에 도착한 아이에게
“성적이 왜 이렇게 나왔어?”보다
“오늘 많이 힘들었지.”
이 한마디가 먼저 건네지는 곳이라면,
아이의 마음은 그 자리에서 단단한 근력이 붙겠지?
그 따뜻한 온기로 다시 시작할 힘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따뜻한 가정에서 자란 아이는
시험 한두 번쯤 망해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얻는다.
다시 해볼 용기,
다시 걸어갈 근육이 생긴다.
아이는 성적이 아니라
집의 분위기에서 자란다.
비난보다 온기가 먼저 흐르는 집,
조급함보다 기다림이 먼저 자리를 잡은 집.
그런 집에서 자란 아이는 인생의 어느 순간에도 다시 일어선다.
뚝이샘인 나는 교사로서, 내가 받아온 그 힘을
오늘도 우리 아이들에게 조용히 건넨다.
그 힘 하나면
긴 인생에서의 크고 작은 파도 속에서
스스로의 삶을 지켜내고 버텨내는 마음의 근육이
조금은 생기지 않을까? 하고 희망을 품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