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의 저녁을 챙겨주지 못하는 날이었다.
아침부터 김밥집에 전화 주문을 넣어두고
김밥을 찾으러 갔다.
“안녕하세요. 전화 주문한 사람입니다.”
“네, 여기 있습니다.”
평소처럼 주고받는 짧은 인사.
결제를 마치고 카드를 돌려받는 순간,
내 마음속에 하나의 생각이 스쳤다.
‘오늘 우리 딸 저녁을
정성스럽게 이분들이 대신 만들어주시는구나.
정말 감사하다’
그 마음이 고스란히 입 밖으로 흘러나왔다.
“우리 딸 저녁을 저 대신 맛있게 만들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맛있게 먹겠습니다.”
여자 사장님이 손을 멈추고 나를 조용히 바라보셨다.
그리고 뜻밖의 말을 건네셨다.
“몇 번 뵀는데… 감사하다는 말을 참 잘하더라고요.
오늘은 더 예쁘네. 인사만 잘해도 성공해요.
젊은 엄마, 성공하겠네…”
이 말 한 줄이 마음 깊숙한 곳을 천천히 흔들었다.
그저 진심으로 감사해서 한 말이었을 뿐인데~
그 작은 진심이 이미 누군가의 마음에 닿아 있었다니.
김밥을 들고 나서는 길, 내 손에는 음식이 들려 있었지만
실은 그보다 훨씬 더 따뜻한 것이
가슴 가득 차오르고 있었다.
“젊은 엄마, 성공하겠네.”
그 한 문장이 아침 공기보다 먼저 내 마음을 데웠고
오늘 하루를 단단하게 시작하게 해 주었다.
살다 보면 감사를 전할 기회조차 놓치고 지나갈 때가 많다.
그러나 오늘의 나는 그 작은 마음을 흘리지 않고 건넸다.
그리고 그 진심은 가장 따뜻한 방식으로 되돌아왔다.
나는 그저 딸의 저녁을 부탁했을 뿐인데
삶은 나에게
울컥할 만큼 다정한 선물을 건네준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