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자기 자신을 키우는 일

- 성장은 ‘누가 시킨 공부’가 아니라 ‘스스로 선택한 공부’였다

by 뚝이샘

중1 우리 딸은 올해 두 번의 큰 결정을 했다.
하나는 오래 사랑해 온 발레를 내려놓는 일이었고,
또 하나는 스스로 공부의 페이스를 만들어가기 시작한 일이었다.

아이의 마음을 지켜보는 과정에서
나는 ‘성장’이란 단어의 의미를
다시 깊이 깨닫게 되었다.



엄마보다 먼저 자기 마음을 들여다본 아이

딸은 오랫동안 발레를 정말 사랑했다.
하지만 사랑만으로 버티기엔
그 길은 생각보다 더 날카롭고 고되었다.

결국 아이는 스스로 결정을 내렸고,
혼자 흔들렸던 시간을 지나
천천히 자기 마음을 다시 세웠다.


어느 날 아이가 말했다.
엄마… 난 발레 계속했으면
발레도 애매하고 공부는 더욱 엉망진창이었을 거야.
공부는 그래도 좀 되는 것 같아.”


중1이 자기 마음을 이렇게 명확하게 말한다는 건
결코 당연한 일이 아니다.
그저 대견할 뿐이었다.



공부는 ‘누군가 대신’ 해줄 수 없는 길

시험을 한 달 앞둔 어느 날, 아이가 물었다.

“엄마, 나 스터디카페에서 공부할래.
그런데 정기권이 나을까, 시간권이 나을까?”


“그건 네가 결정하는 거야.”

공부는 결국 스스로 선택해야만

끝까지 밀고 가는 힘이 생긴다는 걸
아이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잠시 후 아이는 말했다.
“엄마, 나 100시간권 끊어줘.
시험 전까지 다 채우고… 더 필요하면 말할게.”


그렇게 시간이 차감되는 걸 보며
혼자 뿌듯해하는 아이를 보는데
아~성적보다 더 중요한 ‘경험’이라는 걸 알았다.


스스로 선택한 목표,
스스로 만든 계획,
그리고 스스로 채워가는 시간.

이 경험이 아이를 바꾸고 있었다.



엄마가 먼저 흔들려 본 사람이라

딸은 두렵지 않았다
나에게도 긴 흔들림의 시간이 있었다.

아홉 번의 불합격,
수없이 무너졌다 다시 일어났던 시간들.

그 시절의 나는 늘 부끄럽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안다.
그 흔들림이 결국 딸에게 길이 되고 있다는 것을.


'엄마~ 엄마가 이미 많이 흔들려 본 사람이니까
엄마가 어떻게 공부했는지 알고,

엄마가 살아온 시간을 내가 알기에~

그런 엄마가 옆에 있어서~

나는 두렵지 않아.'
그 말이 아이의 눈을 통해 들려오는 듯했다.



결국 해내는 아이는

자기와의 싸움에서 매일 이기는 아이
시험 결과는 당연히 중요하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아이 스스로 세운 목표를
스스로 이뤄보는 경험,
자기 인생을 자기 손으로 움직여본 경험이었다.


나는 오늘도 믿는다.

스스로 선택하고 책임진 아이는
결과에 흔들리지 않고,
자기와의 싸움에서 하루하루 이겨내며
결국 더 멀리 간다.

그 믿음을 딸에게 전하고 싶은
극복의 아이콘, 뚝이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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