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버티는 아이들...

by 뚝이샘

요즘 교실을 바라보면 마음 한편이 자꾸 저려온다.

차라리 말썽이라도 부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말썽은 마음이 살아 있다는 신호다.

힘들어도, 억울해도, 답답해도
속에서 끓는 무엇이 바깥으로 밀려 나온다는 뜻이다.

그 감정은 붙잡아줄 수 있다. 안아줄 수 있다.
말을 걸 수 있다.


하지만 요즘 아이들은 그 신호조차 보내지 못한다.

말도 없고, 표정도 흐리고, 그저 멀뚱멀뚱 하루를 ‘견디다’ 가는 아이들이 많아졌다.
하루의 많은 시간을 학교에 있어도
그 시간이 아이 안에서 어떤 의미도 남기지 못한 채
툭, 떨어져 나가 버린다.


그 모습을 보고 있으면 참 많이 안타깝다.
아픈 곳이 어디인지, 도움을 청하고 싶은 마음이 있는지조차
어른들은 쉽게 읽어낼 수 없다.


그래서 나는 요즘 더 간절한 바람이 생겼다.

아이들이 무언가 하고 싶은 것을 발견했으면 좋겠다.
아주 사소한 것이라도 좋다.
눈빛이 번쩍 살아나는 작은 계기 하나만 있어도
그 아이의 하루는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아이들의 얼굴에 다시 생기가 피어오르는 날을
진심으로 기다리게 된다.


그리고 부모님들께
꼭 드리고 싶은 말이 있다.

“오늘 우리 아이가 즐겁게~학교에 갔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특별한 성취가 없어도, 새로운 능력을 보여주지 않아도,
평범하게 웃고 돌아왔다면 그건 요즘 아이들에게
이미 큰 용기이고 큰 성취다.


그 평범한 하루를 "감사합니다."하고
가볍게 끌어안아 주면 좋겠다.
아이들은 그 ‘평범함’ 속에서 다시 살아갈 힘을 얻는다.



그리고 나는 교사로서
스스로에게 질문을 놓지 않는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어떻게 해야 아이들의 눈빛을 다시 밝힐 수 있을까.”

그 고민은 때로 무겁지만 교사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는 동안
내가 가장 놓고 싶지 않은 질문이기도 하다.



아이들이 멈춘 것처럼 보여도 사실은 조용히,

아주 조용히 버티고 있다.
그 버팀이 무너지지 않도록
나는 오늘도 교실 한가운데에서
아이들의 작은 신호를 기다린다.


그리고 마음속으로 이렇게 말한다.

“괜찮아. 오늘 웃었다면,

아니~ 오늘 하루 무사히 학교에 있었다면

그걸로도 충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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